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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Echo

지난 토요일의 일이다. 오후4시에 가게를 닫으면서 집에 있을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서점에 들릴거라서 늦겠다고 했더니, 자기는 지금 다른 사람들과 같이 차를 타고 어디로 놀러가는 중이라며,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하겠단다.

 이런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었는데, 아내가  바람도 쏘이고 재미있게 지낸다면 또한 내가 원하는 바람직한 일이라, 흔쾌히 수긍했다.    혼자 저녁을 해먹고  사온 책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12시가 넘어 들어온 아내의 말은 나를 매우 놀라게 했다. 내가 잘아는 어떤 모임의 회원들과 달구경을 겸한 야간등산을 하고 왔다는 것이다.    등산이라니!   내가 그토록 등산을 하라고, 해야한다고,하자고 노래를 불러대도 매번 외면을 해오던 사람이, 등산을 했다니!   놀랐지만 대단히 반가왔다.

거의 30여명이 함께 오른 산이  Mt. Echo란다.  오르기가 힘들어 중간에 그만 두고 내려갈까 했는데, 다른 사람의 차로 왔기에 혼자 수도 없어, 어쩔 없이 오르고 오르다 보니 결국 2시간쯤 걸려 정상까지 갔는데, 주변의 산이나 달이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며 사뭇 자랑스러운 듯한 어조였다.    그리피스팍을 제외하면, 산다운 산은 처음이란다.

나이를 먹어가니, 요즘엔 가끔 주변의 남자들 끼리,  나이를 들어가다가 언젠가는 남자가 먼저 죽어야지, 아내를 먼저 보내면 세상에 가장 불쌍한 남자가 된다 얘기를 하는데, 등산을 취미로 살아가는 나에 비해,  운동이라고는 전혀 하지않는 채로 평생을 살고 있어 조금만 걸어도 몹시 힘들어 정도로 허약한 아내를 보며,  언젠가는 불쌍한 홀아비가 되거나, 아니면 휠체어를 타게될 법한 아내의 뒷바라지를 하게될,미래의 모습을 어둡게 그려보곤 했는데, 갑자기  한줄기 서광이  비친 것이다.

처음이 어렵고 시작이 반이니, 이제 아내가 등산을 취미로 즐기는 일이 가능할거고, 따라서 튼튼한 다리의 건강한 몸이 되어질 것이며, 결국 나도 불쌍한 홀아비 되지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이 가슴을  채워 왔다.

메아리의 , Mt. Echo- !   Mt. Echo 생각하면, 우리 한국인들이 많이 읽은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유홍준님이 강조한 , “아는 만큼 보인다 말이 오른다.  

대개 이곳 미국의 산에 얽힌 사연들은, 오래전의 인디안 전설이나 혹은 백인의 개척기에 있었던 어느 한두사람의 49er 관한 얘기에 그치는데, Mt. Echo에는 그와는 크게 다른  대단히 화려하고도 역동적인 역사가 서려있는것이다. 

때를 123 전으로 거슬러서,  1890년으로 가보자.   이곳 Pasadena   David Macpherson이란 37세의 Cornell  출신의 뛰어난 엔지니어가  있었는데, 그는  구름까지 오르는 철도 ( Railway to the Clouds )” 꿈을 가지고, 세계최초의  전기산악관광기차 ( Electric Mountain Trolley )  Mt. Wilson 부설하려는 설계도를 마련하여 사업의 파트너를 찾고 있었는데,  이는 요즘으로 말하면  Disney Land 같은,  아니면 이상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Henry Ford   T-Model 자동차가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이 1908년이었고, 자동차가 보편적인 교통수단이 것은 1920년쯤이라고 한다.  1890년은 이보다  30년이나  앞선 시기로, 극소수의 일부지역에 기차가 있었지만( 1869년에 대륙횡단철도가 완성됨 ), 그래도 말이 끄는 마차가  교통수단이었던 시기였다. 때는 LA  Downtown에서   Pasadena 까지도 마차로 대략2시간이 걸렸고, 지금같이 San Gabriel 산맥을 통과하는 도로도 없던 시절이었으니, 결국 사람들이 소풍을 있는 거리나 지역이 지극히 제한적이었고, 그렇기에  가깝고 접근하기 좋은 Pasadena인근의  Mt. Wilson이나 주변의 산들은, LA 전지역으로 부터  많은 선남선녀가 찾아드는 일급유원지 였던 같다.  (  당시  LA 주변에는,  바다쪽인  Santa Monica,  산쪽인  Pasadena,  Monrovia 가장 먼저 도시가 성립되었다 한다 )

 Thaddeus Lowe라는 59세의 백만장자 발명가 교수가 있었다. 비행기라는 것이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시기에, 사람이 타는 기구( 풍선 ) 군사목적으로이용하는것을 제안하여 미국공군의 전신을 창설한 있는 그가 Macpherson 아이디어를 받아들였다.  인허가 문제로 장소는 Mt.Wilson 아닌  Mt. Echo  변경됐다.   Almarian Decker 라는 39세의 기차관련 엔지니어도 참여하여  안전한 Trolley 고안해 낸다.

  세사람의 주도하에   1893년까지,  1 구간으로, Mt. Echo 정상에서   아래의 Rubio Canyon까지 일직선의 경철도가 부설됨과 더불어,  Mt. Echo 정상에는 객실 70개의 4층짜리 호화호텔과   작은 호텔, 관련시설들이 속속 건립되어 졌으며, Trolley 포함한 모든 시설을  흰색으로 마감하여,   위에 있어 멀리서도 확연히 눈에 띄는,  “The White City”라고 불리게 되는, 세계적인 명소를 탄생시키고  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그러나  Mt. Echo에서  Mt. Oak ( 현재의  Mt. Lowe )까지의  다음구간은 훨씬 멀고 험준한 공사여서 감당할 없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게되고, 결국 사업의 소유권이,  1899년에Jared Torrance ( 오늘날의 City of Torrance 이름의 주인공 )라는 부동산업자에게 넘어가게 되었으며 ( 나중에는 오늘날San Marino 있는 Huntinton Library 주인공 Henry Edward Huntington 소유가 되기도 한다 ), 1900년에는 화재로 4층호텔이 전소되었으나 복구되지 못했다.

이후에도 화재와 홍수가 세차례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 Trolley 운행되었다 ( 1922년엔  Henry Ford 이곳을 다녀갔다 ). 하지만 1938년에 있었던,  3 동안의 집중호우에 의한 기록적인 대홍수는 거의 모든 것을 휩쓸어 감으로써,  45년간  300만명이 이용한 화려한 기록을 끝으로   산악관광철도는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게 된다.

모든 인간사가 그렇듯, 지나가고 나면 모든게 덧없다.  구름위의 산성 - “ The White City”,   이를 축조해낸 사람들 , 그리고 그들의 화려한 꿈과 뜨거운 정열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멋진 하늘의  하얀 성에 올라보려고  북적이며 밀려 들었을 많던 유람객들과 들이 발한 숱한 탄성과 환호는 어디로 갔는가?   역사의 현장을 한발 한발 걸어 올라가  한번 찾아 보기로 하자.

 

<   가는    >

210 Freeway  Pasadena 인근의 Lake Ave에서 내려 북쪽( 산쪽 )으로 3.5마일 올라가면 Lake Ave 끝난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Loma Alta Dr이고, 오른쪽은  Cobb Estate라는 싸인이 붙어있는 철재 울타리로 막혀 있다. 차를 부근 도로변의 적당한 곳을 찾아 주차한다.  주차증 ( Adventure Pass ) 필요없다.  철재 울타리 사이로 있는 통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

 

<   등산코스   >

Mt. Echo, 등산로 입구에서 보게되는Sam Merrill Trail  따라가는, 편도 2.5마일, 순등반고도 1400’ 전혀 어렵지 않게 올라갈 있으며 ,  달빛등산 ( Moonlight Hiking ) 명소로 추천되고 있기도 하다.

 Sam Merrill Trail  Mt. Echo 정상을 살짝 비켜가며  “Inspiration Point”라는 전망대까지 5.5마일 걸쳐 이어지는데, 우리는 초반의 구간만을 가면 된다.

등산로 초입에서 길이 왼쪽으로 꺾이며, 얕은 계곡인 Las Flores Canyon 왼쪽 언덕을 따라가게 된다. 2~3분을 걸어가면 물이 없는 개천을 건너  약간 오른쪽으로 나타나는 산기슭에 이르게 되고, 여기서부터는 계속 지그재그로 올라간다.

길은 닦여있고 정갈한 흙길이라 걷기에 아주 편하다. 올라가면서 뒷쪽을 보면  바로 밑의 시가지모습이 차츰 멀어져 가는것을 느끼게 된다.  1마일 왔음을 알리는 표지말뚝이 오른쪽에 나온다. 길변으로는 Black Sage,  Shank,  Laurel Sumac 등의 초목이 무성하고 때때로 예쁜 꽃들도 피어 있다. 요즘의 계절을 감안하면, 대체로 노랑 꽃은 Monkey Flower 공산이 크고, 빨강 꽃은 Indian Paintbrush 있겠다.

가다보면  2마일 표지말뚝이 나온다. 이제 반마일 남았다. 이마에 땀이 나고 목이 마를 수도 있겠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변 계곡과 산의 풍경을 즐기고, 심호흡도 몇번하여 산의 풋풋한 기운을 몸속 깊이 채워 넣자.   

마침내 오름길이 끝나고, 좌우로 벋어 있는 넓은 길에 올라선다.

좌측으로 가면, 굴곡이 많은 2 철도구간의 옛자취를 보면서, Las Flores Canyon, Millard Canyon 푸르른 경치를 발아래로 보면서, 3마일을 가면  Inspiration Point 이르게 되나, 우리는 우측으로 간다.  불과 100m쯤을 가면, 왼쪽 길변의 대단히 철제 기어 ( Bull Wheel ) 비롯한  “White City” 옛자취가 여기저기 남아있는 Mt. Echo 정상부근이 된다.

넓은 길이 끝나는 곳엔  3줄짜리 철로가 10미터쯤의 길이만큼 남겨져 있다. 원래는 여기서 직선방향으로 0.5마일을 급경사로 내려가며, 산아래Rubio Canyon 까지 부설되어 있었단다.   오르고 내리는 복선의 Trolley 운행을 위해서는 통상 4줄의 선로가 필요한 것이 상식인데,  급경사진 계곡에서 넓게 지반을 확보키 어렵고 공사비도 줄일겸, Lowe교수의 아이디어로, 3줄의 선로를 부설하고, 중간지점의 상하행 교차구역만  4줄로 하는 방식을 적용했다고 한다.

왼편에  위로 오르는 계단이 아직 남아 있는데, 이를 오르면 (  120여년에 걸쳐 수백만명의 선남선녀가 바로 계단을 오르고 내렸다 )  꽤넓은 공터의 정상이다. 건물인 호화호텔 “ Echo Mountain House” 자리했던 곳이다. 건물이 있던 흔적이 여기저기 완연하다.  그때는 자동차가 없던 때라 스모그라는게 전혀 없었을 테니, 곳의 4 건물 전망대에 서면, 뒤로는 높은 산들이 병풍으로 둘러 있고, 앞으로는 푸른 산록과 넓은 벌판에 바다까지 두루 있는 배산임수였을 테니, 과연 막대한 돈을 들여 호텔을 지을만  였겠다.

어쩌면 사는 젊은 남녀들의 데이트코스로도 인기가 있었을 지도- (  1890년대에 청춘남녀의 데이트라는게 있긴 있었을까?  우리 조선으로보면, 기아와 학정을 견디다 못해 무구한 민초들이 동학혁명을 일으키고, 청일전쟁이 일어 때라, 매우 암울한 시기였는데- ).

안쪽으로 걸어가면 사람들이 뒷쪽의 산들과 계곡 ( Castle Canyon ) 향해  야호~”라고 외쳐, 되돌아오는 메아리 ( Echo ) 즐길 있도록 나팔모양의 메가폰 ( Echophone) 설치되어 있다. 메아리가 가장 여러번 반향되는 Sweetspot  바로 자리라는데, 옛날에  Boy Scouts대원들의 실험을 통해 지점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름의 배경을 이젠 확실히 알게 된다.

세월따라 모든 것들이 사라졌어도 아직 생생히 살아 있는 메아리를 불러내 옛정취를 들어 있는게, 그나마  위안이랄 있을까?  - 필자의 경험으로는, 석양무렵에 특히  메아리가 여러번 응답해왔다.

재미한인산악회 등반이사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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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ho Mountain 에서 내려다본 L.A. 밤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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