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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백혈병 딛고 유럽최고봉 정복  
오랜 투병생활 끝에 백혈병을 이겨낸 20대 청년이 유럽 최고봉인 엘브루스(해발 5,642m) 등반에 성공했다.

1994년 급성 임파구성 백혈병 판정을 받고 5년에 걸친 투병 끝에 병마를 이겨낸 이호씨(23). 이씨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의 주선으로 백혈병을 앓고 있는 청소년 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지난달 14일 서울을 출발, 21일 유럽 최고봉 등반에 성공했다.

“정상에 올랐을 때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등반때 저를 괴롭힌 악천후를 떠올리면서 이제 세상에 내려가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산악인 허영호씨(50)가 대장을 맡아 이끈 등반대는 백혈병 치료를 마친 한국인 청소년 4명, 러시아 청소년 2명과 함께 했다. 대원 중 정상 정복에 성공한 것은 허영호 대장과 이씨뿐이었다.

“호흡이 곤란하고 지속적으로 두통이 찾아오는 고소증에 적응하기가 몹시 힘들었다”는 이씨를 가장 괴롭힌 것은 평균 초속 30m의 강풍. 얼음과 눈으로 덮인 급경사에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얼마를 굴러 떨어져야 하는지 모를 상황이었다. 이씨는 “넘어질 위기에 처할 때마다 대장님이 페이스를 맞춰가며 잘 이끌어줬다”면서 허영호 대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씨는 “예전에 충남 대천 집에서 투병생활을 할 때는 조금이라도 열이 나면 서울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지만 이젠 건강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2일 부모님을 뵙고 서울에 올라온 이씨는 “빚까지 내며 뒷바라지하신 부모님의 고생을 잊을 수 없다”면서 “훌륭한 건축가가 돼 꼭 효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광운대 건축학과 4학년에 복학할 예정인 이씨는 “이번 등반 성공이 수술비가 없어 치료를 못받는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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