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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빛깔의 티베트

2009년 히말라야 원정대 보고서에 관하여.
.............................

이게 뭐시가 되는 것도 같고... 안 되는 것도 같고...

그래 꿈속에서 쓰리 산이 만났습니다. 물론 쇠주 병을 앞에 놓고서리^^



상산: “뭐 히말라야에 갔다 왔다더니 핫바지 방귀 새듯,
           글도 없고 사진도 없냐고 국 내외에서 난리 부르수다.”

중산: “중대한 구까 기밀이므로 우리 원정대가 찍은 사진과 글은 함부로 노출 시켜서는 안 된다.”

상산: “뭐시가 그리 중대하냐?”

중산: “이민 온지 30여년, 한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아 생똥을 싸가며^^
           고생 고생한 ‘열여덟 빛깔의 티베트’ 책 파는데 지장이 있다. 영어로 쓰라면 쉬울 텐데^^ ”

하산: “오히려 노출 시켜야 광고 되는 거 아니예요?”

중산: “너라면 우리 홈페이지나 다른 인터넷에 열여덟 빛깔의 글과 사진을
           공짜로 볼 수 있는데 사 보겠냐?”

하산: “안 사보죠. 공짜로 줘도 눈이 침침해 잘 안 읽는데^^”

중산: 그게 우리 교민들의 문제인긴 하지만 우리 타켓은 한국 시장이다.
          교보 문고나 영풍 문고 등에서 우리 책을 팔 것이고 한국 사람들은 다행히 시력이 좋다.
          또 나 자신이 팔리는 책을 만들 생각이기에 감투를 쓴 것이다.
          저자로 데뷔하는 건 어찌 보면 가문의 영광이다.”



상산: “대원들 모두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고 중산처럼 재능 있는 작가가 편집장을 맡았으니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 책 만드는데 동의했다. 그러나 어떻게 써야 하는지 좀 체 가늠이 안 된다.
           글쓰기 훈련을 받지 않은 입장에서 기억은 자꾸 사라져 가고...”

중산: “좋은 지적이다. 뜬 구름 잡는 오리무중에서는 글이 안 나온다.
           그래서 존경하고 경외하는 공산 선배와 상의를 했다. 주제를 정해 주자.
           그 중 하나 골라 골라~! 잡기를. 이미 쓰고 있는 사람들은 그대로 가면 되지만,
           밤마다 글 쓴다는 압박감에 한숨만 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컨닝페이퍼를 만들기로 했다.”

하산: “그거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주제를 자신의 것으로 삼아 숙제를 하라는 거죠?
           점수와 상관이 없는. 그런데 미숙한 원고를 여러 사람이 볼까 좀 걱정 되네요.
           책으로 묶기 전엔 편집장만 보면 좋겠는데.”

중산: “좋은 말이다. 그런 우려를 하는 사람은 웹하드 kaacbook를 사용하지 않고
           내 개인 이메일로 보내도 된다.”



상산: “사실 글을 쓰긴 써야겠는데 나부터 한숨만 나온다. 글의 양은 얼마나 되나?”

중산: “대략 오십매 정도. 프린트 용지로 6장 분량이다. 좀 모자라도 되고 넘쳐도 뭐라 안한다.
           주제에 대하여 말해 보겠다. 칭짱철도. 티베트 막막한 고원 풍경.
           시커멓게 생긴 야크. 하늘 호수. 라마 불교. 룽따. 포탈라 궁과 조캉 사원.
           오체투지. 투명한 하늘. 고소증. 베이스캠프. 중국의 자본에 점령당하는 티베트. 사라지는 신비감.
          그래도 숨 쉬는 신비감. 라체 백거사의 공부하는 스님들. 누렇게 익어가는 라이보리.
          티베트의 음식. 에베레스트. 하얀 산. 점심을 먹은 민간인의 집. 음식.
          헌 옷의 도네이션과 척박한 티베트 민중의 삶. 우리가 만난 원정대들. 기념 촬영.
          삼식이라 이름 붙인 티베트 가이드의 눈물. 제 땅 빼앗기고 중국인 눈치를 보며 사는 피 눈물.
         중공군 땡크들. 히말라야 산맥의 아득함. 나무 한 그루 없는 티베트 고원의 삶.
         수없이 넘었던 5000m 대의 고개들. 어김없이 그 고개 마루에서 펄럭이던 룽다.
        우리가 돈 주고 사서 걸었던 하늘 호수 남쵸의 룽다.
        히말라야의 바람. 트레킹을 하며 만난 키 작은 관목과 이름모를 야생화.
        야생 당나귀. 라룽 라를 넘어서며 이별한 티베트 고원과 히말라야 연봉.
        네팔로 넘어가며 만났던 깊은 계곡. 네팔 입국. 생경한 아리안 족과 힌두교.
        티베트 난민촌. 경주처럼 오래된 도시 박타푸르. 아시아연맹 회장의
        저녁 초대와 함께 어우러져 춤 춘 저녁. 히말라야의 별. 달. 중공군.”



하산: “중산님은 석두, 즉 돌머리네요. 돌에 새긴 것처럼 기억을 잘 하네요.”

중산: “돌 머리에 한번 헤딩을 당해 볼래?
            그러나 내가 지금 이야기한 주제는 여러분이 받아 드리고 말고는
            엿장수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다. 몇 가지를 묶어 써도 되고.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 가지에 집중해야 좋은 글이 된다는 점이다.
            한 구멍을 파야 물이 나오든 석유가 나오든 하는 거니께.
            그래서 열여덟 색깔이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룽다’를 주제로 삼았다고 보자.
           인터넷 뒤지면 룽다에 대한 정보는 넘친다.
           고개마다 펄럭이던 룽다는 어디서 많이 본 풍경 아니든가?
           유년 시절 초등학교 운동회 때 걸린 만국기.
           내 동생 기저귀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휘날리던 그 시절.
          룽다를 흔드는 것은 바람이지만 나를 흔드는 것은 무엇이었던가?
          하늘과 가장 가까운 땅에서 이민 온 아득한 세월을 넘나드는 회상.
          어찌하여 히말라야 산록 티베트 땅에서 운동회를 동생의 기저귀를,
         그걸 빨아 널어 놓던 어머니를 생각하는가.
         룽다를 보며 잊고 있던 옛일을 기억해 내는 연결 고리는 무엇인가?
         지금 바로 내가 있는 이곳에서.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하면 그게 글이다.
         그러나 솔직해야 한다. 가장 잘 쓴 글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이다.
         공연히 미사려구를 사용하려 머리를 돌리지 마라. 그러면 대모리 된다.”



상산: “한번 18명 모두 만나자.
           그래서 편집위원회를 구성하자. 간단히 정리해 준 주제에 대하여 토론하자.
           그래서 으싸으쌰~ 하자.”

하산: “그게 좋겠네요.”

중산: “그러자. 이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싹수가 노란 색이면 간단히 보고서를 만들고 끝내자.
            이것 때문에 없는 머리털이 더 빠지는 느낌이다.
           내 머리털이 문제가 아니라 대모리 되면 햇빛을 반사시켜
            지구 온난화를 재촉할까 그게 걱정이다.”


이렇게 꿈 속에서 쓰리 산이 모여 별 영양가 없는 이바구를 나눴다는 전설이 있었습니다.

곧 위대한 편집장께오서 뒤 담화를 발표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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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 팔리는 책 광고^^

image_1251263677.jpg  

  • tk 2009.12.07 21:28
    후후........
    나마스테님께서 글이 모이지 않는다는것을
    너무 재미있게 쓰셔서 한참 웃다가 반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한번 모여서  길을 보여 주옵소서!!


  • sue 2009.12.08 09:10
    신작가님 너무 반갑고요.
    6.25 때헤어진 친척 만난것보다 더반갑습니다.

    그라고 아무리 반성하고 머리를 쥐어짜봐도 길이 보이지를 않으니 이게 문제이지요.
    초등 중퇴실력으로는 무리가아닐까요?
    그래서 건의합니다
    한 가구당 원고 하나씩 , , , , ,
    어떻습니까?
  • 중산 2009.12.08 16:24
    공산형님 눈물겨운 독려의 글 감사합니다. 책보다 위 희곡을 가지고 이참에 연극을 올려야겠어요. ^^ 연말에 한번 만나서 다시 한 번 의논하는 시간을 갖자는 데 대 찬성이구요. 책에 올릴 글 감을 더 생각해보자면, 내가 만난 티벳 사람들 - 가이드, 운전기사 - 도 좋을 것 같구요. 티벳의 호수, 길(네팔로 넘어가는 우의공로 포함), 하늘, 사원, 바람, 황무지,  정찰대원 시각으로 본 세 산, 그리고 우리 대원들과 나눈 이야기나 우정, 에피소드에 촛점을 맞추어도 될 것 같습니다만... 말처럼 글이 써지기는 쉽지 않아서...연말에 다들 바쁘실 테지만 공산 형님 이곳에 계실 때 윤곽이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마로니에 2009.12.11 11:42

    방가 방가 . . .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글이 올라왔군요.

    “한번 18명 모두 만나자.
               그래서 편집위원회를 구성하자. 간단히 정리해 준 주제에 대하여 토론하자.
               그래서 으싸으쌰~ 하자.”

    하산: “그게 좋겠네요.”
    그게 좋겠습니다. 빨리 빨리 연락주시와요 ~ ~ ~

    책보다 위 희곡을 가지고 이참에 연극을 올려야겠어요.
    ^^ 연말에 한번 만나서 다시 한 번 의논하는 시간을 갖자는 데 대 찬성이구요.
    저도 대 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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