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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tario Peak 산행기

무슨 날씨가 이렇게 더운가.....

밤새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잔다.

금요일과 토요일 양일에 걸쳐 술을 마셨으니

요즘 계속되는 무더위에 더 더울 수밖에....

7시50분에 도착한 Mills Ave 파킹랏,

각자 개성들이 뚜렷한 25명의 산꾼들이 한 주간의 정담을 나눈다.

엘로스톤과 그렌티톤을 다녀오시고  

두 달만에 나오셨다는 조동철 선배님 부부,

언제나 말없이 왔다가

슬그머니 사라져 버리는  

동그란 얼굴의 악돌이  김재성 선배

어제 LA에 도착했다는 따끈따끈한 Mrs Kim의 모습이 보인다.

Mt. Baldy 레인져 스테이션에서 퍼밋을 받고

Icehouse Canyon 파킹랏에는 8시41분에 도착,

익숙하게 산행 채비를 차린다.

LA의 정릉 골짜기라는 Icehouse Canyon을 들어선다.

LA의 푹푹 찌는 날씨와는 달리

이곳 골짜기는 아이스 크림과 같이 달고 시원하다.

언젠가 책에서 보니 Icehouse Canyon은

한국의 서빙고처럼 1860년대에

얼음 창고이었었다는

싸늘한 해발 1,500m의 계곡이다.

25명의 회원들이 일렬로 서서

수목 울창한 초록의 여름 숲 속길을 걷는다.

시원한  Icehouse Canyon 계곡을 지난다.

저벅저벅 발소리에 놀란 듯 나뭇잎이 반짝인다.

9시15분 Chapman Trail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난다.

주일 내내 무더위에 시달렸던 산 꾼 들은

넓고 편편해서 쉬기 좋은 해발 1,722m 지점에  도착한다.

항상 꾸준한 걸음으로 걷는 브라이언과,

언제나 뒤쳐진 후미는 안중에도 없는 이영재씨는 보이지 않고,

9시43분에 회원 모두 기념 사진을 찍는다.

급경사 오르막길에 가뿐 숨을 몰아쉬면

바람 한 자락이 나를 흔든다.

사시사철 변함없는 수량 그대로

목마름에 지친 나그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Columbine Spring에는 10시16분에 도착......

수 천년 모진 풍상을 격은 세코이야 소나무 숲 사이를

한발 한발 내 딛으며

수 천년을 말없이 묵묵히 버틴

인내를 배우며 지난다.

당신 앞에서 겸손하게 하소서

당신이 키우고 있는 풀벌레 하나에도

경이로움으로 대하게 하소서

오늘 하루도 당신의 넓은 품을 배우게 하소서  

Timber Mt.과 Cucamonga Peak, Middle Fork으로

나눠지는 해발 2,302m의 Icehouse Saddle에는

10시42분에 도착하니

언제나 앞서가는 선행 마들은 보이지도 않고

뒤쳐진 12명 회원들이 모여 물과 과일을 나누어 먹고

Kelly Camp로 올라간다.

이곳부터 Kelly Camp까지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이번 산행 길을 쉽게 만든다.

Trail 양옆 키 작은 밤꽃들은

홀몬 향기를 피우며  

지나는 처녀 총각과 홀아비 과부의 마음을

싱숭생숭 하게 만드니

뒤쳐진 8명의 선남선녀는 오늘 Kelly Camp까지만

오를 것이 라는 생각이든 다.

해발 2,389m의 Kelly Camp에는 11시20분에 도착하니,

강 회장님 사모님 오늘 이곳까지라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신다.

지그재그로 난 스위치 백 Trail을 힘들게 오르며

고사목이 쓰러져 간혹 길을 헤매 옅지만

2,529m의 능선 안부에는 11시36분에 올랐다.

이곳에서 Ontario Peak까지는 1.4마일이다.

오랜 옛날의 쓰러져있는 이정표를 지나서

능선을 따라서 걷는다.

오래 전 화마가 삼키고 지난 능선 길은

수많은 고사목이 Trail 위로 쓰러져

쓰러진 나무 밑으로, 위로 넘거나,

옆으로 먼길로 돌아가느라,

다리 짧은 선녀 님들은 말타 는 듯이 걸쳐않아,

내려올 줄 모르고.....

속세의 명예와 계급, 빈부를 떠나

체면 모르고 고사목 쓰러진 개구멍 속으로

아님 나무 위로 잘도 넘어간다.

3,067m의 Mt. Baldy는 장승처럼 거대한 자태를 뽐내며

우리 앞에 우뚝 서있고,

시원한 자연 바람을 맞으며간다.

12시08분 서울대학교 동창 산악회와 Mt. Baden Powell로 가셨다 는

백정현 선배의 무전이 먼 이곳까지 들려서  모두를 놀라게 하고

김명준 선배님의 친 구분은 발에 쥐가 나서 안절부절

2,651m의 Ontario Peak 정상에 12시31분에 도착

사진을 찍고서 내려오니

먼저 올라온 선행마 5명은 벌써 식사 중이고

친구 마중간 못 말리는 산드라 선녀님은

무거운 큰그릇에 10가지가 넘는 비빔밥 재료를 질어지고

용케 Ontario Peak 정상까지 와서는

아예 식당을 차릴 기세다.

큰그릇에 나물과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비벼 맛있게 먹는 이 맛은,

Kelly Camp에 쳐진 아랫것들은 모를 것이다.

15명이 올라간 정상에서 식사 후

얼굴에 자신이 없는지

매주 사진 찍기 싫어

피해 다니는 이영제씨와 김중석 선배는

정상사진 찍기 전에 하산하고

나머지 13명은 정상사진을 찍고 1시21분 하산을 시작한다.

몇몇 회원은 무엇이 급한지 숏컷을 하면서 지난다.

덩치 큰 브라이언은 나무가 부서지나 머리가 깨지나

시험하고,

커다란 혹을 이마에 달고 잘도 내려간다.

내려오는 도중 신을 벗고

얼음장같은 계곡 물에 발을 담으며

모두들 한마디

이래서 Icehouse Canyon이라고......

쥐가 난 친구분과 후미에 쳐져서 내려오시는

김명준 선배님과 무전기로 교신하면서

주차장에 4시20분에 도착하니

먼저 하산한 10명의 회원들

시원한 수박에 맥주 파티가 한창이다.

후미가 내려오지도 않았는데

일부 회원들 나 몰라라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언제부터 재미 산악회가 이렇게 됐나.......

몇몇 회원과 남아서 5시40분에 하산을 완료하신

김명준 선배님과 친구 분을 뵙고 집으로 향한다.



        




  • 악동 2004.07.19 23:10
    꿀컥~! 산정의 비빔밥이라! 좋은 글 읽으며 나도 모르게 침이 흘렀어요. 참말로 못 말리는 산꾼이네요. 그 무거운 양푼?을 산정까지 운반하시다니. 아이스하우스캐년 물은 아직도 5분을 못 견딜 정도로 차가운가요?. 브라이언님이 누구신지는 몰라도 고사목 조심 좀 하세요. 머리야 몇방울 꼬메면 되지만 자연을 훼손하면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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