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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국이 미국인가.
아름다울 美자를 쓰는 국명, 한국어로 작명된 세계의 나라 중 유일하게 아름다운 나라로 불리는 미국이다. 그래서 美國인가.

아름다움의 반대말은 무엇인가.
간단하다. 아름답지 않다는 말이다. 즉, 反美다.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미국은 결코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라고 목청 돋우는 한국에서 나는 몇 일 전 왔다.

그 말이 일방주의를 지향하는 미국의 정책을 반대하는 생각인지 정치적 함의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는 모른다.
거대 담론적 발상이긴 하지만 반미 감정이 분명 존재하는 곳이 한국이다.
그러나 호.불호를 떠나 그들의 반미反美생각에 한가지는 분명히 잘못 되었다.

                낮은 산

물이 낮은 데로만 모여 바다를 이루듯
산은 저희끼리 치솟아 산맥을 이룬다
물이 물끼리 모이듯 산은 산끼리 모여 산다

흐르는 게 물뿐일까
물 흘렀던 계곡 위로 가뭇하게 산도 흐르고
그 사이 사람도 따라 흐르는 가을 산행

옳다 그르다 그런 복잡한 정치적 함수는 나로서도 모를 일이지만 미국은 분명 美國이라는 것이다.
그걸 어제 알았다. 21회 산제를 겸한 Point Mugu State Park 산행에서 나는 왜 미국인지 알았다.
미국은 그 뜻 글 단어대로 아름다운 나라다.
황소 등짝처럼 펑퍼짐한 산정과 드넓은 초원과, 지구가 둥글다는 걸 보여주듯 눈앞에 펼쳐진 질펀한 바다.
때 맞춰 내려준 간밤의 비에 말끔하게 씻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가을 하늘. 귀한 단비에 파르르 살아 난 초목들. 귓가를 스치는 바람에선 허브 향기가 나는 듯도 했다.
그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는 생각만으로도 나는 황홀했다.
그렇게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 또 다른 풍경이 될 거라는 상상에 즐겁고 신이 났다.  

흐르다 종내 눈빛에서 사라지는 수평선과
산정 억새를 흔들고 지나는 바람소리와
산비탈에 숨어사는 선인장 붉은 꽃이
느릿느릿 가는 가을을 사유한다  

산을 마주한 바다가 그윽히 갈아 앉고
산이 기른 숲에는 어느 사이 가을 깊어
여름내 신열 앓듯 무성했던 나무 잎새들은
저를 키워준 땅으로 붉게 낙하하고 있다

맞바람 속 순탄한 Mugu Park 하늘금 산마루 능선을 훠이훠이 걸으며 참 좋다, 참 좋다라는 말이 자꾸 떠오른다.
그래서 아름다울 美자를 쓰는 미국이로구나 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지금 한국은 겨울 삭풍이 부는 때인데 가을 볕 따가운 산길을 간다는 것이 신기하다.
귓 볼을 간지르며 흐르는 청명한 바람이 눈앞의 태평양을 건널 수 있다면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들에게 이 느낌을 전해주고 싶다.
아름다운 나라 美國이라고.

껍데기는 가라고 외쳤던 시인 말대로
가을 산은 보낼 것 죄다 보내고
속까지 투명한 적막으로 만 남았는데
비워버린 산과 바다 사이
사람아, 아직 서성이고 있는가

버리고 온 세상 길 다시 찾아
이젠 하산을 서두를 때.
  • Edward 2004.11.19 06:44
    역시 나마스테군....
    느끼는게 다르구나..
    이른 새벽이라서 긴말 못하고..
    갖다와서 보자.

  • 이진아 2004.11.22 11:36
    선배님!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뵐때 마다 느끼지만 선배님 웃음은 어린 아이처럼 해 맑으시네요.
    얼굴에서 느껴지는 여유..
    웃는 얼굴을 떠오르며 저도 혼자 씩~ 웃어 봅니다.
    안녕히 가세요...
  • 나마스테 2004.11.22 11:59
    이진아의 그린 카드 취득 축하 파리를 취재하기 위하여 서울서 온 후배 놈은 오늘 갔다.
    나는 내일 가고.

    날개 단 이진아의 활약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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