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유게시판

조회 수 2178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첨부
SDC18756.JPG SDC18760.JPG SDC18763.JPG SDC18768.JPG
  • 민디 2010.01.04 01:25
    폭설(暴雪)
                                          -오탁번-

    삼동三冬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南道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좆나게 내려부렸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밤에 또 자가웃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져내렸다 

    놀란 이장이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 워메, 지랄나부렀소잉! 

    어제 온 눈은 좆도 아닝께 싸게싸게 나오쇼잉! 

     

    왼종일 눈을 치우느라고 

    깡그리 녹초가 된 주민들은 

    회관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 

    그날 밤 집집마다 모과빛 장지문에는 

    뒷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 

     

    다음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 

    밖을 내다보다가, 앗!, 소리쳤다 

    우편함과 문패만 빼꼼하게 보일 뿐 

    온 천지天地가 흰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하느님이 행성行星만한 떡시루를 뒤엎은 듯 

    축사 지붕도 폭삭 무너져내렸다 

     

    좆심 뚝심 다 좋은 이장은 

    윗목에 놓인 뒷물대야를 내동댕이치며 

    우주宇宙의 미아迷兒가 된 듯 울부짖었다 

    ― 주민 여러분! 워따. 귀신 곡하겠당께! 

    인자 우리 동네 몽땅 좆돼버렸쇼잉

  • 민디 2010.01.04 01:40 Files첨부 (2)
    SDC18773.JPG SDC18779.JPG
  • sue 2010.01.04 07:59
          민디씨!
    거그는 엄청 춥것는디 뭐하고 있으까?
    후딱 이리 와뿌러.       여그는 날씨가 징허니 좋당께.
    반갑네요.     happy new  year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