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t.San Jacinto Skyline Trail 산행기 ★ ★ 어제 하얀 첫 눈을 맞으면서 아니 눈보라 속을 헤치며 긴장을 하고, Colorado 덴버 록키산맥을 넘어서, LA까지 장시간 운전을 해선지, 몹시 피곤하고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무거운 눈 꺼풀을 비비며 아내를 깨워 바삐 Upland로 향한다. 예전부터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미국에서 Elevation Gain이 제일 많은(10,300 feet) Mt. San Jacinto Skyline Trail을 등반한다는 생각에 집을 나서는 발걸음과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갈 때 같은 설렘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으로 떠날 곳이 있으니 참 행복하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은 가볍기만 하다. - 삥 둘러서서 하나, 둘, 셋 인원 점검을 - 오래 만에 나와 선지 못 보던 얼굴들도 보인다. 인원 점검을 하고 여섯 대의 차편으로 온천과 뜨거운 젊음이 넘치는 사막의 도시 Palm Springs로 향한다. 한 대의 차량을 케이블 카(Tram Way)를 타는 곳에 세워놓고, Palm Springs Desert Museum 입구인 Ramon Road에 9시10분에 도착하니, 어제 저녁 핫 스프링 온천에서 묵고 왔다는 5명의 회원들이 시원한 팜 트리 밑에서 우리를 반긴다. - Long Valley Ranger Station까지 8마일,10시간이 소요된다는 겁주는 싸인이 - 세계 7대륙 최고봉 2개 남겨놓고 있는 김명준 선배는 새벽 5시에 출발 정상까지 23.5마일, Elevation Gain 10,300feet를 등반 중이라 말에... 모두들 놀라며 저런 비장한 노력이 있으니 나머지 두개 봉도 오를 것이라는 말에 동의하고, 삥 둘러서서 하나, 둘, 셋 인원 점검을 하니 먼저 산행하고 계신 김명준 선배까지 모두 29명, 한인 산악회에서는 처음으로 산행하는 Skyline Trail 산행을 설명하고, 오늘 하산 주는 내가 사겠다며 큰소리 치고 계산은 여러분들이 하라는 배회장의 유머에 모두들 배꼽을 잡고.... - Trail 초입 - 9시20분 전 회원들 비장한 각오로 등반을 시작한다.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돌 산 사이로 줄지어서 올라가니 보이는 건 팜 트리 나무에 둘러싸인 네모 반듯하게 잘 정비된 Palm Springs 시가지와 사막 식물인 이름 모를 선인장과 키 작은 누런 잡풀뿐이다. 9시36분 Lyken Trail이라는 팻말을 뒤로하고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받으면서 모두들 잘도 걷는다. 어제 저녁 핫 스프링에서 잤다는 날라리 지나는 자기 이름 값을 하려는지 아침에 먹은 게 체했다면서 힘들어하며 뒤쳐진다. - 선인장 - 몽둥이처럼 뭉뚝하게 많은 가시를 세우며 서있는 각 종 선인장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10시 5분 Long Valley까지 8마일 남았다는 바위에 흰색 페인트로 쓴 곳을 지나쳐 올라간다. 200m쯤 더 올라가니 이번에는 이 Trail에는 물이 없고, Long Valley Ranger Station까지 8마일, 10시간이 소요된다는 겁주는 싸인이 나온다. 계속해서 10시간을 올라가야 한다는 바위에 써 있는 싸인을 보면서 모두들 온몸에 힘이 빠져나간다. - 모두들 쉬고있다 - 10시04분 넓고 편편한 능선에 올라오니 모두들 쉬고있다. 고도계를 보니 해발 1,300 feet 지대다. 준비해간 간식을 먹으며 Palm Springs 시내를 내려다본다. 경사진 비탈길 사이로 난 Trail을 따라 올라가다가 10시20분 1.5 gallon의 물이 필요하고, 10 Steep Miles / 7,000feet Elevation gain Temperatures Ranging from 120F To -12F 8 To 12 Hours Strenuous Climbing이라고 겁주는 싸인판이 나온다. - 겁주는 싸인판 - 산 좋아하는 재미산악회 쟁이들 이런 싸인판에 겁먹을쏘냐 한발 한발 수를 놓듯이 목표를 향해 간다. 목표는 하나 일지언정 그곳에 매달리는 목적은 쟁이들 마다 다를 지언데.... 인간의 숭고한 힘과 인간의 무한한 역량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자 ! 모두 한발 한발을 무의미하게 가 아닌... 자신과 상대를 위한 행복의 발걸음을 느끼면서 건강하게 산행하길 감히 기원해 본다. 12시30분 해발 5,200feet 지대를 통과하면서 붙어는 허리까지 차는 파란 식물과 제법 시원한 느낌을 주는 사막 식물들이 우리를 시원하게 한다. - 사막 식물들 - 1시15분 모두들 힘이 들고 지쳐 선지 후미를 기다리지도 않고 모두 모여서 즐거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내 아내는 어제 장시간 자동차에 시달려서인지 함흥차사이고... 반찬은 집사람이 갖고 나는 밥만 있는데.... 김원택 선배가 고맙게도 굴비와 고추 짱아치를 주어서 허겁지겁 주린 배를 채운다. 이제 겨우 5.600 feet를 올라 왔는데 저 멀리 케이블 카(Tram Way)가 있는 Long valley는 어둡고 웅장한 색으로 우리의 가슴을 무겁게 한다. 앞장서서 열심히 잘도 올라가는 여성 회원들을 보면서... 모르면 용감하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노익장을 과시하시면서 천천히 올라오시는 양재철 선배와 보조를 맞추며 천천히 걷는다. 사막의 가을은 이런가 비오듯이 나오는 땀을 닦으며 고도계를 보니 섭씨 30도다 이제야 왜 무더운지 알겠다. - 해발 8,000 feet 부근의 암봉들.- 일찌감치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송림 숲 울창한 7,800feet 지대를 지날 때 오늘 처음 나오셔서 힘이 드신다는 이선생님 부부와 같이 걷고 있는데 갑자기 우르르 - 쾅 하는 천둥소리와 같은 돌 무너지는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브라이언이 돌을 잘못 밟아서 45도 되는 산비탈로 구르다가 겨우 멈쳐 우리들을 놀라게 한다. 5시8분 포기한 줄 알았던 장원서 선배와, 은숙씨, Mrs. 송이 올라와 또다시 우리를 놀라게 했다. 아니 그럼 진아 한 명만 내려가고 전대원이 이 어려운 코스를... 아무튼 못 말리는 산악회다. 5시 59분 아름드리 송림 숲이 우거진 Saddle(8,500feet)에 오르니.... 먼저 올라온 브라이언이 맥주를 꺼내서 한 모금 먹으라고 권해 물 떨어진지 오래된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한다. 목마른 갈증이 가시니 산아래 것 모두가 내 것인 양.... 구름은 나를 반기고 잠시 가렸다 비켰 다를 반복한다..... - 8,000 feet 부근의 암봉 - 소나무가 많은 Long Valley, 그것도 고목과 아름드리의 소나무들... 아 ! 아름다운 자연... 아 !. 이 기분.... 나를 열렬히 환영하는 자연을 인식하면서 때묻고 지친 나를 버리고 그들의 순수만으로 나의 마음을 채운다. 그렇게 9시간을 걸어.... 도착한 도착점.... Long Valley를 돌아 케이블카가 있는 해발 8,516feet의 스테이숀에는 6시20분에 전원 올라왔다. 오늘 아침5시에 출발한 김명준 선배는 San jacinto 정상까지 올라 갖다가 벌써 내려오셨다. 대단한 체력이시다. 10.330feet를 하루에 올라 갖다 오셨다니 너무 부럽다. - 세계 7대륙 최고봉 2개 남겨놓고 있는 김명준 선배 - 배회장이 쏘는 시원한 흑맥주로 오늘 산행의 피로를 푼다. 이것이 삶이고 이것이 행복이고 이것이 살아 있음의 증거인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바라본 까마득한 절벽과 황홀한 도심의 불빛 넓은 테두리 안에 자리한 Palm Springs. Palm Springs를 바라보면서 잠시 이 황홀한 야경을 머리와 마음속에 넣어둔체... 까만 도시로 내려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