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족 **이충재** 시 /가족.이충재 헤어질 수 없다던 남과 여가 사랑하다가도 흠과 상처를 남기고 떠나면 남남이 될 수 있다 목숨을 내어 줄 것만 같은 친구와 친구 사이도 미움이 박히면 원수라 하면서 다시 보지 않는다 그러나 가족은 결코 남남이 될 수도, 원수가 될 수도 없는 찢어지고 깨어져도 다시 볼 수 없는 먼 곳에 가 있어도 가족에게는 물 같지 않은 피가 흐르고 있다 생각만 해도 생각 속으로 연신 흐르는 그리움의 피 한 방울 마르지 않는 죽음 같은 생명 같은 그리움의 피가 칠팔월 땅 덩어리가 타 들어가고 갈라질지라도 혈맥을 타고 흐르는 정이 있다. 아무리 멀리 오래도록 헤어져 있어 보라 제 아무리 두꺼운 파티션으로 가리우고, 벽을 쌓아 보라 가난으로 몰매를 쳐 보라 상속의 불분명한 세상 논리에 심장이 피범벅이 되어 보라 그리할지라도 보지 않으면 그리웁고, 마주 보면 끌어안고 엉엉 울고 싶은 것이 가족이라 문명은 사람이 물리칠 수 없는 이데올로기의 거물 유전자의 늘림으로 생명을 연장한다고 암, 수의 만남이 없이도 아이의 형상을 만들 수 있다고 얼굴이 같은, 손바닥의 그림이 같은 사람을 복제해 놓고 신문지상, 공중파를 연신 두들기다가 금이 갈지라도 나의 가족은 결코 우연일 수 없는 창조주이신 신의 사랑과 뜻 안에서의 이룸 아무리 오래도록 헤어져 있어 보라 하늘의 공명음이 찢어지도록 신문지상, 공중파를 두들겨 보아라 잊을 수 없는 가족의 그리움의 피는 결코 멈추지 않고 깊은 곳으로 흐른다. **시인 이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