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 최고봉 Mt휘트니는 오히려 오르기가 쉬웠습니다.
2주전 도전했던 철산(鐵山·Iron Mountain·아이언 마운틴)에서 우리는 정상을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산하고 귀가길 주유소에서 시원한 슬러시에 콜라를 마시며 생각이 많았습니다.
힘들었기도 했지만 자존심에 금이 간 탓인지 당분간 산에 못 갈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지요.
특히 웬수같은 철산은 죽어도 안가리라...
그런데, 바로 다음날부터 흔들리는 게 마음인지, 그 산에서 생각이 떠나지 않더라구요.
집사람한테 오는 일요일에 다시 가야겠다고 했더니 뜨악하게 바라보더군요.
무슨 산을 오기로 가냐고 핀잔먹었지만, 무리하게 덤기기 보단 준비를 잘 해보자 내심 생각했습니다. 일단 길 잃어버릴까봐 hiking gps 구입, 중간 중간 길 표시 겸 특히 물 숨겨 놀 곳 마크하려고 빨간 종이 테입 구입했습니다. 또 새벽 어둠이니 곰이 신경쓰여 쇠방울 사려했으나 오바 하는 것 같아 포기. 그 대신 집 부근에서 우연히 손칼 하나 주어서 가져갔습니다.
헤드램프가 있지만 여분으로 pen flashlight 구입했습니다. 특히 물 무게 감당하려 내내 훈련을 했습니다. 8리터 배낭에 짊어지고 언덕에서 걷고, 뛰고, 가게에서 사다리 오르락내리락. intern에서 등산 후기들 많이 읽으며 공부했습니다.
새벽 3시 30분 집 출발. 4시 30분 헤드램프 켜고 산행 시작했습니다.
결국 정상에 섰습니다. 왕복에 11시간.
그때까지 만난 사람은 총 3명. 한 번 실패 후 긴장된 마음으로 올라갔지만 고생한 만큼 보람이 더 큽니다. 2주전 더위와 물 부족으로 우리 산악회의 아이언 등정 실패를 뜀박질클럽 사람들이 다 압니다.
이번 철산 등정으로 우리 재미한인산악회 가오를 지키게 돼서 뿌듯합니다. ㅎㅎ.
JMT 잘 다녀오시고 어제 말씀 드린 대로 10월 4일, 승신형님 생신에 제가 요세미티 다녀올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선배님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