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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날이다.
서울에서 홈페이지에 올려진 나마스테님의 주옥같은 글과 사진이
더욱 깊은 가을을 느끼게한다.
그 글속에 가을의 산이 눈부시게 화려한 것은
내년 봄에 다시 오기위해, 버리고 떠나는 가을이기 때문이라 했다.
그 귀절이 내 가슴에 깊게 와 닿는다.

이곳 L.A.가을은 그렇게 화려하지 않기 때문인지 오는듯 하더니
어느새 10월 마지막 날이다.
가을이 가는것도 가는듯 하더니 어느새 가 버리겠지…

이번 10월의 마지막 산행은 산제 답사를 위한 산행이었다..
산제 답사를 위해 찿아갔던  Bandido Campground에는
그 나름대로 가을이 완연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보는 얼굴들.
오늘따라 노란 모자에 파란 셔츠로 멋을 한참 내신 배회장님.
처음 산악회에 가기 시작할때 힘들어도 정상까지 올라가도록 애쓰라고
이야기 하시던, 그 표정이 얼마나 근엄 하시든지 꿈에서도한번 나타나시던
김명준 전회장님.
Circle X-Ranch 산행때 더위에 힘들어 주저 앉아있다 길까지 잃어버려
헤매는 나를 얼음물로 구해주신 카리스마 LEE-이정현 선배님.

솜털같이 부드러울실것 같애 항상 편안함을 주시는 강희남 선배님.
항상 신혼부부같이 다정다감해 보이시는 김성진님부부.

오랜만에 나오신 영원한 젊음 김중석 선배님.  소문에 의하면 음식 솜씨가
아줌마 수준이시라는 감자탕까지 마련해오신 장선생님.
이번 산제때 누님들께 특별출연으로 뽑힌 김하령씨.

산제때 마련할 음식준비로 마음 분주해하시는 손정순, 샌드라선배님들, 그리고 여러분들.
아이스캐년 포정마차에서 오뎅국으로 확 떠버린 화끈한 민디씨.

짱구, 짱미부부의 재롱으로 즐거움을 선사한 은숙씨.
그리고 요즘 새로 등장해서 첫번부터 게속 정상에 올라 나와 민디씨를
열라게하는 두 건장한 여자 회원님들..

다들모여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눈부신 햇빛과, 빠삭빠삭한 공기속에  가득하다.


함께 걷는 10월의 마지막 산행.
산길 구석구석 가득하게 떨어져있는 도토리.
이번산행은 도토리 산행 이라고 할만큼 도토리 밭이다.
다들 다람쥐가 되어 이리저리 도토리 줍기에  여념이 없다.
아마 산제때 무공해 도토리묵이 나올법하다.

어느영화의 제목처럼 “ 시월의 산행이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잔잔한 즐거움이 행복이지 꼭 저 산 너머에 있는것만이 아니겠지..


내가 산악회에 나온지가 오늘로 꼭 반년이 되었다.
겨울철에 다니는 스키와 몇번의 캠핑외에는 산에대해 아는것이 없는 나는
그저 자연이 좋다는 이유로 아는분의 소개로 이곳에 나오게 되었다.
그때 소개받기는 산악회라는것.  앞에 논산이 붙어있는 곳인지는
전혀알리가 없었다.

첫번 산행이 발디였다.
소풍이라도 가는 기분으로 나온 나는
가벼운 신발과, 바람만 조금 불어도 날라가 버릴듯한 하얀모자,  
아이들이 메고다니는 빨간베낭 차림이었다.
첫날 산행을 돌이켜 보면  아~~~ 이렇게 힘들었던 날이
내 생에 또 있었을까?

눈이 채 녹지 않은 4월말의 발디는 내게는 끝도없이 높고 험한 히말라야였다.
한 선배님의 도움으로 간신히  파란색의 산장까지 올랐다.
그곳에 도착해서 결심한것이 있었다
“내가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첫날 산행의 그 결심은 어디로 갔는지 나는 이제 특별한 일이 없는한
매주 산을 찿아 나선다.
아직도 매주 가는 산은 내게는 높고 험한 히말라야를 넘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제 처음에 보이지않고, 들리지 않았던 산소리가 조금씩
내게 다가오고 있다.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풀잎과 들꽃들의 합창. 그리고 나를 기다리는것같은
크고작은 나무들…

나는 오늘도 일상의 생활속에서 행복했던 시간,  아파했던 시간,
끈을 놓지못하는 욕심, 그리고 끊임없이 마음을 웅켜잡는 그리움.
그 모든 갈래의 느낌을 홀로 생각하고 되새기며 함께 산속을 걷는다.

이것이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하는 산사랑일까?

  • 워터맨 2005.11.01 04:44
    와우- 구구절절 나같은 초보가 받은 감명이네여. 글 다주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해도 되지요?
  • 부용산 2005.11.01 09:16
    시월의 마즈막 날!
    사실을 사실대로 순수하개 비춰지는 문장 솜씨 앞으로 정말 기대 함니다.
    등산의 경륜과 함깨 시적인 감상이 나마스테을 능가하는 문장이 우리모드 쉬워 갈수있는 글을 부탁 함니다.
  • 나그네 2005.11.01 13:39
    좋은글 보고 갑니다.
    자주 들리게 좋은글 종종 올려 주십시요.
  • 미쓰리 2005.11.01 23:19
    언냐!
    니 우리 산악회 주필해라.
    풍채(?)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한나도 안빠진다.
    사진만 봐도~ 내가시미~ 우~ㄹ~렁 거린다. 책임지라!!!
  • 미쓰타 2005.11.04 09:45
    내도 미쓰리 같이 사진보고 글 보니께 찡~~~한디 어쩔꺼요.
    앞으로 책임지시요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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