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어가며 입가에 묻은 피를.. ◀ ▶◀ - 이성복- 비 오는 날 우산 받쳐들고 산에 오르면 산은 흘러내리는 빗물 제 혀로 핥고 있다. 그리움이나, 슬픔, 그런 빗나간 느낌도 없이, 산은 괴로움에, 허리 적시며 젖어 있다. 죽어가며 입가에 묻은 피를, 제 혓바닥으로 핥는 짐승처럼, 그 산 내려오다 뒤돌아보면, 산은 제 괴로움에 황홀히 피어나고 있다. 오직 스스로를 항복받지 못했기에 세세 영원토록, 제 괴로움 홀로 누리는 산. 보칼리제 op34 . 장한나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