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lit Mtn (14,042 feet) 4.280m 산행기 ★ 8월18일 오후 이준해 선배로부터 California에 14,000 feet 이상 Highest Peaks 15개를 오르려고 하는 분이 있다는 전화를 받고 설암 산악회 추춘득 선배에게 전화 통화를 하니 바로 내일 출발해서 Mt. Split(14,042feet 4.280m)과 Mt. Russell(14,088feet 4.294m) 두 곳을 산행하기로 했다. 다음날 11시30분 마켓에 들려서 식량을 준비하느라 30분이 늦게 도착한 추 선배의 자동차는 14,000feet가 넘는 두 곳 산의 정상의 꿈을 안고서 씨에라 네바다 산맥을 향해서 달렸다. Lone Pine Ranger Station에서 퍼밋을 받고서 Big Pine쪽으로 달린다. 하얀 눈을 지고 우람한 자태를 뽐내는 씨에라 산군은 순식간에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산 빛이 검게 물들어 버린다. - Red Lake과 Split Mt. - 4시6분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정상의 꿈에 부풀었던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만든다. 사륜구동 차량이 아니면 갈 수 없는 10 마일도 채 안돼는 MC Murry Meadows 비포장 도로를 한시간 가량 걸려서 산행 들머리 Red Mountain Creek에는 5시4분에 도착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산행 준비를 하고서 5시31분 Red Lake을 향해서 출발한다. Switch Back으로 난 길을 따라서 지그재그로 1,000feet 가량 고도를 높이며 오르니 산자락의 계곡을 따라서 흘러내리는 Red Mountain Creek의 까마득한 계곡과 멀리 보이는 붉은 Red Mountain이 평온해 보인다. Split Mt. 정상은 여기서는 보이지 안치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예전에 보았던 Split Mt.의 아름다움은 비바람에 묻혀 있지만, 그러면 또 무슨 상관이랴. - 일 출 -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을 모든 산은 그대로 품고 있고 그런 만큼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듯이, 지금 이곳 Split Mt.도 그 중의 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을 뿐이다. 그 모습 그대로가 Split Mt.인 것을...... 비바람에 기대어 우리가 걸어 온 흔적으로부터 앞으로 펼쳐진 능선과,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이어지는 산맥의 줄기를 바라보다, 6시25분 두 줄기의 계곡이 합류하는 곳에 도착 배낭을 내려놓고서 잠시 숨을 몰아 쉬어본다. 이곳에서 다시 경사가 심한 산길을 따라서 Switch Back으로 난 길을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커다란 소나무가 있는 작은 언덕에는 7시 12분에 도착했다. - 등반중인 추천득 선배 - Split Mt.이 초행인 추 선배님은 집채만한 배낭을 지고서 이곳까지 잘도 올라오신다. 추 선배님은 산행 경력은 오래지 않아도 일주일간의 PCT Trail 등반과 죤무어 Trail을 두 번에 나누어서 종주한 경험이 있고 지난주에는 14,000feet 이상 Highest Peak인 White Mt.(14.246feet 4.342m)과 Mt. Langley (14,022feet 4.274m) 두 곳을 혼자서 등반한 산에 대한 열정이 남에게 뒤떨어지지 안는 산악인이다. 추 선배에게 앞에 나무가 우거진 계곡 위가 Red Lake이라고 알려 드리고 숲이 무성한 두 곳의 작은 계곡을 건너서 Red Lake에는 날이 저물어 어두운 9시58분에 도착했다. 산행중 간간이 내리던 비바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쳐 있었고 우리 앞에는 커다란 Split Mt.이 어둠 속에서도 웅장함을 자랑하고 있다. - Split Mt.의 웅장한 모습 - 서둘러 텐트와 비박 준비를 하고서 라면을 끓여서 별이 빛나는 하얀 밤하늘 아래 그 넓은 검은 공간 속에서 추 선배와 둘이서 술과 대화를 즐긴다. 하늘 아래 이렇게 조용한 숲이 있고, 숲 속으로 옅은 안개가 깔리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그 무언가의 존재를 몸으로 느껴본다. 그런 느낌을 추 선배와 함께 이야기하며....... 또 그렇게 산을 느껴보다가 잠에 골아 떨어진다. - 정상에서 바라본 씨에라 네바다 산군 - 8월20일 새벽 4시에 나를 깨우는 추 선배에게 30분만 더 자고 4시30분에 일어나서 5시에 출발 하자면서 늦장을 피운다. 아침으로 인스턴트 식품인 추어탕을 끓여서 맛있게 먹고서 5시6분에 해드랜턴을 켜고 산행을 시작했다. 이곳 Red Lake부터 정상까지의 산행 길은 넓은 돌들이 너부러져 있는 너덜 지대로 등산로가 나있지 않아 여간 걷기가 쉽지가 않다. 5시49분 서서히 동이 트면서 Split Mt.이 서서히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역시 높고 이름 있는 산들은 나름대로 풍기는 맛이 남다르다. - 웅장한 Split Mt.의 전경 - Red Lake 바로 위에 하얗고 붉은 1.000m의 수직 벽을 이루다가 정상에 다다라서는 검은 색으로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며 그 웅장함이 우리의 마음을 억누른다. 아침 새벽 햇살을 받고서 붉게 물 들으며 뭔가 있어 보이는 듯한 Mt. Split의 산을 보면서 '역시나'하는 14,000feet의 이름들이 보이는 것이다. 동이 트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서 첫 번째 Saddle에는 6시59분에 올라 길게 산골을 따라서 있는 얼음 빙하지대를 걷다가 수직 각도가 60도가 넘는 돌밭 길을 터덜터덜 걷는다. 추 선배는 내 뒤로 약간 뒤쳐져서 오른다. 이곳은 낙석 지대라 돌이 구를까봐 오르면서도 각별히 신경이 쓰인다. 항상 추 선배가 어느 각도에 있는지 확인하면서 돌들이 굴러 내리지 않게 각별히 신경을 쓰면서 올라 갖다. - 정상을 향해서 오르는 유재일대원 - 8시24분에 내가 먼저 두 번째 세들에는 도착하고 8시37분에 추 선배가 올라왔다. 이곳 Saddle에서 보이는 Mt. Split 뒤편은 넓고 평평한 곳이라 지금까지 60도 각도의 산을 힘들게 올라 왔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안치만, 북쪽에 14,000feet가 넘는 네 곳의 거 봉을 거닐고 있는 Palisade 산 군을 바라보면서 피가 끌음을 느낀다. 이곳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서 8시50분에 출발 계속 너부러져 있는 돌 위를 걸어서 정상에 10시02분에 도착 배낭을 벗어 놓고서 사진을 찍는다. - Split Mt. 정상에선 유재일 대원 - 정상은 그야말로 첩첩 산중에 들어 와 있는 느낌을 바로 안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산 속의 바다를 보여 주고 산 속의 산을 안겨준다. 멀리서 보기에도 이름 그대로 뾰족 뾰족한 주 능선 한 가운데 불쑥 솟아 오른 삼각형의 Split Mt.은 무언가를 안에 머금고 있는 것처럼 꿋꿋이 서서 내게 얼굴을 내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늘 아래엔 바람이 있었고, 휘몰아쳐서 저 멀리 구름을 몰고 달려온다. - 정상에선 추춘득 유재일 - 나 여기 정상에 서 있다. 불쑥 솟아 오른 Mt. Split 너머엔 다른 세상이 있었다. 가파른 암 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지만, 언제부터인지 난 산에 가면 이런 느낌을 많이 찾게 되었다. 내가 찾는 건지, 나를 찾아오는 건지는 몰라도, 그게 싫지만은 않다. 물론, 내게 항상 말을 걸어오는 건 아니지만...... 덕분에 Split Mt. 정상 위에서 더욱 세차게 불어대는 찬바람을 느끼며 난 지금이 여름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렇게 두 번째 오른 이 곳, Split Mt은 내겐 조금은 난해하다. 여러 영상이 바람에 뒤섞여 있다. 하늘과 바람과 구름이 뒤섞인 채로 난 그렇게 산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Split Mt. 정상에서 - 10시12분 추 선배님이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정상에 도착하신다.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 정상에 작은 방명록 통을 열어 흔적 서명을 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서 10시35분 하산을 서두른다. 저 멀리 Palisade 산군 에는 시꺼먼 비바람을 동반한 검은 구름이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하산을 서둘러 1시28분에 텐트가 쳐져있는 Red Lake에 도착 서둘러서 하산 준비를 한다. 2시03분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 중 한곳에서 길을 잃어 헤매었지만, 먼지 안 나게 촉촉이 Trail을 적시는 비를 맞으면서 4시33분에 산행을 마칠 수가 있었다. - 산행 기점인 Red Mountain Creek - Big Pine에서 트럭 운전자들이 샤워를 하는 곳에 들려서 샤워를 하고 가까운 Camp Ground를 찾아 마켓에서 사온 고기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다 다음 산행 지인 Mt.Russell의(14,088feet 4.294m) 산행 기점 Whitney Portal로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