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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앨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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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산행 발디봉 등산엔 7명이 참여했다.

엘에이 다운타운엔 강풍주의보가 내렸기에 내심 걱정했는데 바람은 없었다.

 

그 대신 동장군이 우리를 맞이한다.

맹커플렛 주차장을 오르는 급커브길이 살짝 결빙되어 있다.

 

차에서 내려 등산장비를 챙기며 겨울 속에 와 있다는 걸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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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멀리 보이는 산정엔 상고대가 활짝 피어 있다.

 

샌 안토니오 폭포 가는 길도 부분 결빙이 되어있다.

우리는 크램폰을 착용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갑진년(甲辰年) 첫 산행.

샌 안토니오 폭포 소리가 여름에 비하여 가냘프다.

 

그것마저 이제부터 꽁꽁 결빙의 계절을 맞아 침묵할 것이다.

다음달 쯤 우리는 이곳에서 곧추 선 거대한 얼음 기둥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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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헛에 오르자 나무마다 습기가 얼어붙은 상고대가 꽃처럼 피었다.

형이상학적 무늬가 이쁘지만 춥다.

 

눈은 점점 많아지는데 추위로 표면이 얼어붙어 럿셀 수고는 없다.

크램폰이 확실하게 눈얼음에 밟히는 소리가 경쾌하다.

 

해마다 우리 산악회 신년 산행은 발디가 독점해왔다.

그만큼 샌 개브리얼 최고봉 발디는 우리의 사랑을 받는 산이다.

 

상서로운 푸른 용의 해라니 모두들 회원 모두 기쁜 일만 가득하기를.

용은 바람을 부르고 구름을 일으키며 비, 천둥, 번개와 함께하는 영험한 존재다

물론 인간이 상상으로 만들어 낸 동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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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매울 정도로 춥지만 갑자기 미소가 나온다.

갑진년은 빼고 발음대로 값진으로 읽으면 어떨까?

 

값진이라는 토속 한국어는 극 상찬의 말이다.

값진 물건, 값진 사랑, 값진 인생, 값진 산행,

 

웃음이 나온 이유는 값진년이 아니라 값진놈이 연상되었기 때문.

해 마다 1월이 시작되는 첫 주말을 발디를 오르며 보낸 세월이 얼마던가.

 

오늘도 값진놈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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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수록 추위가 심해진다.

차라리 눈이 많은 겨울은 덜 춥다.

 

스키헛을 지나며 반가운 얼굴을 만난다.

함께 산을 다니던 제이슨 왕이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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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악회에서 세 번째 새들이라 부르는 곳에 도착하니 콧물 범벅.

겨울 산행의 필수 장비 버프를 꺼내 얼굴과 귀를 감싼다.

버프는 마스크도 되는 다용도인데 넥워머로도 부른다.

 

고글(선 글라스)로 눈알을 보호하고, 그 틈을 버프로 칭칭 동여매 틈을 없애도 춥다.

정상엔 겨우 산객 대여섯 명이 보인다.

 

그동안 신년 산행에서 만난 가장 적은 인원.

증명사진 찍으려 장갑을 벗으니 즉시 아픔이 밀려온다.

값진 산행은 고통이 따른다는 걸 새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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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발디는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다.

왕복 거리가 8마일은 그저 그런데, 4000피트를 올라야 한다.

그러므로 10064피트 3068m 발디 정상은 바다보다 무려 18도가 낮다.

 

정상엔 얼어붙은 안내판만 서 있을 뿐 텅 비어 있다.

삭풍은 비수처럼 내 몸의 틈새를 찾아 공격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파노라마는 그야말로 값진 풍경이다.

추위와는 관계가 없다는 듯 군청색 하늘이 정말 파랗다.

 

찍어 달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아 셀프로 찍고 냅다 탈출.

무조건 고도를 내려야 한다.

스키헛까지 철수하니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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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값진 자연이니 오는 겨울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작년엔 이 발디봉에서 3명이 조난사를 했다.

 

연이은 조난에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많은 보도를 쏟아 내었다.

그런 와중에 한국 산악인 정진택씨의 불가능했던 구조소식이 알려졌다.

이런 추위 속에서 비박 2틀을 견디고 구조된 것이다.

 

과연 값진 구조였다.

올 해 발디봉은 또 어떤 극적인 이야기를 보여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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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첫 산행 뒤풀이는 트레일 입구 피크닉 테이블에서 있었다.

당번이었던 유회장이 바리바리 먹거리를 싸 온 것.

 

버너에 덮인 분청사기 주천자의 값진 정종이 입안을 훈훈하게 만든다.

유회장의 마음씀씀이도 값진 고마움.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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