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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앨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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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그픽 산행에서는 언제나 놀라운 전망을 만난다.

오래전 이 산을 처음 올랐을 때 눈앞 질펀한 태평양을 보며 새삼 깨달았다.

 

지구도 둥글지만 바다도 둥글다는 것을.

 

이번 산행엔 모두 7명이 참여했다.

꽃삼월이란 말이 있듯 무그픽에 꽃이 만발했을 거라는 기대.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추마시Chumash’ 트레일 안내판을 만난다.

이 지역에 살던 추마시 인디언 이름을 딴 트레일은 시작부터 제법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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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만큼 고도는 쑥쑥 올라가고 태평양은 점점 그 넓이를 키워간다.

멀리 채널 아일랜드 섬들도 이제 눈 아래 보인다.

 

참고로 캘리포니아 9개의 국립공원 중 채널 아일랜드는 유일한 해양 국립공원.

한국식으로 만한다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고도를 올릴수록 바다가 넓어지는 풍경은 역시 놀라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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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이꺼이 안부(saddle)에 올라서니 눈앞에 와이드 초록화면이 확! 펼쳐졌다.

잦은 비에 초록이 더 풍성해 졌겠지만 와이드 초원은 정말 압권이다.

 

초록, 연초록, 연두색, 푸른, 푸르른... 더 이상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같은 초록이라도 옅고, 짙은, 색깔이 확연하지만 돌 머리 탓에 표현한 단어가 없다.

 

보기만 해도 행복한 풍경인데, 하물며 우리는 그 평탄한 초원을 가로질러 간다.

힘들지 않는 등산로가 보너스로 습기까지 머금어 폭신 거린다.

 

? 생각했던 만큼 꽃은 만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초록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어느 회원의 주장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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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고?

우리는 바다에만 파도가 있는 줄 안다.

 

그러나 넓고 평평한 초원에도 파도가 치고 있었다.

강아지풀을 닮거나 춘란을 닮은 풀들이 봄바람에 일제히 몸을 누인다.

 

참기름을 바른 듯 풀잎이 역광에 반짝이며 빛난다.

바람이 지나면 몸을 세우고 다시 바람에 몸을 누이는 풀 파도.

 

정말 파도가 되어 그 넓은 초원을 통째로 일렁이고 있었다.

이 너른 초원을 우리만 독점했고 가르마 같은 길을 이어 갈림길.

 

라호야밸리(La Jolla Valley)로 이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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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쉼을 할 때 강수잔 회원이 누구나 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 낸다.

행복해요. 행복이 이렇게 가까이 있네요.”

 

굴곡 없는 초원이라 미풍 속에 한 없이 걸을 수도 있는 초록세상.

봄바람이 파도를 만들고 희롱하는 풀숲을 걷는 느낌은 정말 그러했다.

 

아아... 콧구멍에 초록물 들겠네.”

시인이 되기에는 갈 길이 먼, 어느 회원의 싯()적 발언도 듣기 좋았다.

 

포인트 무구 주립공원이기에 이곳은 인공적인 구조물이 없이 자연 그대로다.

라호야밸리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만났다.

 

계곡을 건너다보니 이곳에서는 귀한 물이 많다.

여기서부터는 고도를 다시 올려야 정상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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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기억난다.

바다가 코앞에 보이는 이 트레일은 양지쪽이라 파피가 피어 있을 확률이 많다.

 

바다와 우리가 왔던 1번 도로가 보이는 뷰포인트에서 다리쉼을 했다.

유용식 선배님을 배려하는 것인지 오늘 따라 유회장이 보행속도를 늦춘다.

 

파피도 피어났지만 여러 색깔의 꽃들도 다투어 얼굴 자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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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는 언제나처럼 성조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눈 아래 우리가 가로지른 넓은 초원이 다시 봐도 보기 좋다.

 

모두 지름길을 버리고, 더 걷기 위해 산을 포위하듯 빙빙 돌아 오른 것이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점심을 먹었다.

 

모두 오늘 소풍에 대단히 만족하는 표정이다.

유진순 회원의 계산이 옳다.

 

1년은 52주고 회비가 1년에 백 불이니, 그걸 나누면 1주에 2불정도.

2불을 내고 이렇게 장소를 바꾸며 소풍을 다니는 고마운 산악회.

 

산부자답게 두 발로 소풍을 다니는 호사를 누리니 더 이상 무엇이 부러울까.

둥근 바다를 달려 온 봄바람과 여린 햇살 속에 우리는 소풍을 끝냈다.

 

기대만큼 활짝 핀 꽃 세상은 아니었으나 실눈 뜨고 피어난 꽃은 많았다.

초록은 꽃보다 아름답다고 콧노래를 흥얼거렸던 자족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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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풀이는 말리부 주마비치 몰에 있는 고급 진 식당에서 가졌다.

매번 지나치기만 했지 비싼 말리부 뒤풀이는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음식 맛이 있었다...고 하면, 딸랑이라 하겠지만 진짜 맛있었다.

맛있는 뒤풀이를 만들어 준 강수잔 회원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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