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오늘 산행에 나서신 8분에게 박수갈채를 보내 드린다. 일기예보상, 강풍주의보와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고 온도도 아주 낮아서 여행을 자제하라는 경보가 내려져 있었다. 특히 San Gabriel 산악지역은 가지 말라고 경보가 내려져 있고 꼭 가야 되면 우회하라는 그런 주의보가 내려져 있는 상태에서 산행에 참가 하신거다. 김공용 회원님의 말대로라면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오늘 산행에 나오신 거죠?" 박수갈채를 받으실 만한 거다...

 

집에서 모이는 장소로 출발할 때만 해도 비가 엄청 뿌려댄다. 차 속도도 내지 못해 엉금엉금 기어서 Upland 만나는 장소에 도착하여 반가운 얼굴들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다. Trailhead 에 도착하여 어느내 살살 뿌리는 이슬비 마저도 부담 스러워, 체조를 생략하고 바로 산행 출발... 염려 스러웠던 날씨는 "난 몰라" 라는 듯이 산행하기에 좋은, 쾌적한 공기와 콸콸 흘러내리는 물소리를 들려주는 즐거운 음악 소리로 변하였네요.

 

그래도 요즘 많이 내린 비는 잘 고려를 해야 했기에, Saddle 까지 가서 그 다음 목표를 정한다는 방향을 제시한 후에 우리가 항상 처음 휴식을 취하는 2 Mile 지점에 도착하여 모두 Crampon 을 발에 부착하였다. 어느새 주변이 모두 하얀 눈 밭으로 변해버렸기 때문.

 

Saddle 까지 가는 길이 쉽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천하의 재미한인산악회 가 아닌가? 평소의 Trail 이 아닌, 얼믐과 눈을 치고 올라가서 결국 Saddle 도착... 하! 그런데 무시무시하게 바람 불고, 또 체감온도가 대단히 낮아 온 몸이 얼어 붙어 오니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니 더 이상의 산행은 무리라는 중론을 모아 하산 하기로 결정하였다.

 

하산하면서 보이고 느끼는 게, 도저히 저 위에서 보던 '바람에 흩날린 눈에 의해 시야가 가려졌던' 그런 상황과 너무 틀려 우리가 체험했던 그런 추위가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그런 하루였다.

 

하산시 특이 사항은 John Do 라는 한인 Ranger 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였고, 비록 Free 지만 퍼밑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고마운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다음 부터는 꼭 퍼밑을 가지고 다니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내려와 항상 가는 Round Table 에서 강희남 감사님이 쏘시는 맛있는 치맥과 피맥을 느긋하게 먹다 보니, "이 게 세상사는 낙이 아니겠냐" 라는 마음이 절로 든다. 고맙게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