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두 8명이 산행에 나섰다.
한 마디 총평.
하늘도 푸르고,
계곡물도 푸르고,
산속도 푸르고,
생각도 푸르른 날.
본격적인 산행 시즌이 시작되었는지 길거리 파킹도 꽉 찼다.
산길 걷는 건 용감하나 아스팔트 걷는 건 덜 용감한 사람들.
그런 의미에서 우리만 아는, 땡큐우~~ 김공룡회원.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산악회는 팀버(Timber)를 만만히 본다.
아이스 하우스 캐년 출발지점이 4,920피트이다.
팀버 정상이 8,303피트이니 3,400피트 정도의 고도차이가 있다.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님에도 우리 산악회에서 횡행하는 괴담.
팀버? 에게~~ 쬐만한 산.
계곡물이 2주전 쿠카몽가 산행 때 보다 더 세차다.
지겨운 눈은 사라졌으나 마주 보이는 발디 정상은 아직 허옇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계곡물이 정말 푸르다.
산은 자연이 만든 댐.
물을 정화해 흘려주고, 숲은 물을 머금어 댐 역할을 한다.
한국 산이 머금은 물의 양이 소양강댐 40개 분량이라는 통계가 있다.
그럼에도 생명수 물은 제 자랑이 없다.
일찍이 노자(老子)가 말했다
(노자~ 노자 젊어서 노자~ 가 아니라 공자맹자 하는 노자를 말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상선약수란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으로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말.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는 것.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도 그 공을 다투지 않는다는 썰.
여름엔 물이 흐른 흔적뿐인 무늬만 폭포에도 제법 세찬 물이 낙하를 한다.
물 사태로 등산로가 헷갈리는 곳이 나타났다.
그곳에 옳은 등산로로 유도하는 표시로 유회장이 돌탑을 쌓는다.
저런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산 사랑이 보기 좋다.
참 하늘 맑다.
저번에 말했듯 산은 충전소다.
산행이 끝나면 만땅 자동 충전되고 그 에너지로 즐겁게 일주일을 산다.
몸을 구성한 세포들은 신이 났지만 힘들다.
등산로 곁 붉은 식물이 행여 등산화에 밟힐가봐 누군가 보호 돌담을 만들어 놓았다.
이런 착한 산사람 심성에 미소가 나온다.
사실은 붉은 독버섯인데.
등산로 곁에 등산화 한짝이 바위위에 앉아 있다.
어떤 여자가 미운 넘 신발 한쪽을 벗겨 놓은 거?
신발을 벗고 맨 발로 간 거?
한 발로 깡총 깡총 토끼 흉내를 낸 거?
20세기 불가사의를 만났지만 돌머리는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새들을 지나자 사람들이 없다.
길가에 주차할 정도로 많은 인원이 이 아이스하우스 캐년에 녹아 들었다.
진짜 녹아 버렸는지 팀버 등산로가 텅 비었다.
참 무던히도 사계절 이 산속을 헤매며 땀을 흘렸다.
그럼에도 아직도 사랑스러운 대상이다. 산은.
하산 길 유회장과 푸른 계곡물에 ‘탁족’을 했다.
장난기가 발동해 누가 오래 발을 담그고 버티는 시합.
간단하게 졌다.
1분을 못 참는, 말 그대로 아이스 하우스 캐년 물.
이제 한 주만 더 정기산행을 하면 상반기가 끝난다.
세월은 아이스 하우스 캐년 물처럼 쏜살같이 흐르고 있다.
우리는 우보천리 황소걸음으로 느리게 오르는 건 시간을 천천히 보낸다는 것.
자연이 주는 에너지 충전을 하려면 저속충전이 맞다.
뒷풀이는 ‘눈물의 점심’을 홀로 먹은 키 큰 사람이 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