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산행은 샌 하신토 봉(San Jacinto Peak10,804피트·3302m)입니다.
카풀 장소에는 모두 14명의 회원이 참여했습니다.
그동안 정기산행에서 샌 하신토가 빠진 탓에 몇 년 만에 다시 찾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오를 산에 대한 구글신神 산행 검색은 다음과 같습니다.
왕복 거리: 12.8마일
소요시간: 7시간
등반고도: 2,290 피트
난이도: 4 (최고 5)
Season: 5월-11월
추천등급: 4 (최고 5)
팜 스프링스 市의 남쪽에 우뚝한 산 하신토.
우리는 이 산을 매우 좋아하지만 주행 거리 먼 게 흠입니다.
카풀로 도착한 Palm Springs Aerial Tramway 주차장.
이제 12불씩 주차료를 받더군요.
오늘 산행은 김재권 서울지부장 귀국 송별 산행도 겸했습니다.
트램이라고도 불리는 케이블카 출발지 고도는 806m.
도착지 고도는 2,597m.
정상은 3302m
고도차는 겨우 700m
우리는 이 산을 힘든지 모르고 오르내렸습니다.
오늘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그동안 티켓 가격도 27.5불로 올랐더군요.
프레지던트 데이 연휴라 케이블카는 만원사례였습니다.
케이블카로 1,791m를 올라가니, 10분만에 설악산 최고봉 대청봉보다도 높이 오르는 겁니다.
미국의 공식단위표시 ‘피트’로 표시 하지 않고. m를 사용하는 이유가 대청봉 때문입니다.
케이블 길이도 약 4km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타면 수직 상승 기분을 느낍니다.
이번에 자세히 살펴보니 중간 지지대도 5개 밖에 없더군요.
그걸 타고 단숨에 대청봉을 넘어 선 것입니다.
케이블카 1회차 정원이 80명이라는 건 유용식 선배님에게 들었던 정보입니다.
케이블카 바닥이 360도 회전해서 사방 경치를 다 볼 수 있도록 고안되었어요.
고도를 올리며 눈 아래 사막 한가운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팜 스프링스 시내가 보입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눈 폭탄을 맞은 가주의 산답게 눈이 깊습니다.
케이블카로 수직상승을 한 북쪽면은 거의 수직절벽에 가까웠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를 남쪽으로는 완만한 분지와 제프리 소나무 숲이 울창합니다.
눈 덮인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 아이들이 썰매를 타고 놉니다.
사막성 기후의 서부도시에서는 눈 구경을 할 수 없었겠지요.
덕분에 겨울동화 영화처럼 설국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모두 크램폰을 신고 몸 풀기 체조를 합니다.
이정호 회원만 12발짜리 크램폰을 신었고 모두 6발짜리 스파이크 경량 크램폰입니다.
케이블카로 오르는 등산이기에 산악인이 많았을 겁니다.
그러므로 등산로가 잘 닦여져 있을 거라는 잔머리의 선택이 가벼운 스파이크 크램폰.
레인저 스테이션에서 퍼밋을 작성하고 출발했습니다.
조금쯤 추웠지만 공기는 아주 맑고 상쾌했습니다.
누군가 경미한 고소증을 호소 할 텐데 모두 씩씩합니다.
그 많던 사람들은 사라지고 주변은 이제 적막강산입니다.
라운드 밸리(Round Valley)에 도착하니 나무 안내판이 겨우 목만 내놓고 있습니다.
예전, 반대편 아이딜와일드에서 이 산을 오를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만나는 웰맨 디바이드(Wellman Divide) 표시도 눈에 묻혀 목만 내놓고 있습니다.
여기부터 등산로가 까다로워집니다.
고도가 높아 수목한계선이 가깝고 눈 표면이 살짝 얼어 있습니다.
경사각도 장난이 아닙니다.
모두 스파이크 경량 크램폰을 원망하는 눈치였는데 12발 이정호회원만 물 만났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포기 한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제 정말 정상이 코앞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우리에 앞서 길을 낸 누군가 눈밭에 직선으로 정상을 연결 해 놓았습니다.
가팔랐습니다.
미끄러진다면 한참을 내려 갈 거고, 자칫 부상 위험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엎어지면 정상이 코앞인데 싶어 한 발을 떼었습니다.
30cm쯤 올랐는데 20cm쯤 미끄러집니다.
다른 발도 역시 마찬가지.
산악회 DNA를 생각할 때 당연히 올라갔을 겁니다.
그러나 하산이 문제입니다.
이때 상황을 파악한 유회장이 한마디합니다.
“시간도 많이 지체되었으니 내려갑시다. 다음에 다시 옵시다.”
모두 미련 없이 돌아 섰고, 12발짜리 이정호회원이 대표로 정상을 찍었습니다.
수려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우리들의 산은 이사를 가지 않습니다.
언제나 준비 잘 하고 올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요.
뒷풀이 준비 때문에 유회장은 먼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우리는 스테이션에서 후미를 기다려 함께 하산했습니다.
그런데... 주차장 한켠에 상다리가 휘어진 잔치상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따끈한 오뎅탕과 정종도 함께.
케이블카 회사에서 기겁을 하고 쫒아왔답니다.
식당차려 장사를 하려는 가하고 말입니다.
산악회 파티라니 이해했다더군요.
유회장님 오뎅탕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