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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산행지



 

글: 이명재 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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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골치아푼 일상을 탈출해 대자연의 품속에 안기고푼 마음과

걷는자의 꿈이라는 JMT 를 마치 차마고도에서 오체투지를 하면서 속죄하며

성지 라싸로 향하는 사람들 같이,

성지를 순례하는 순례자의 심정으로 작년의 North에 이어 South의   대장정을 도전해 보았다 

새벽 2시에 모여 출발, 목표지인 florence Lake에 예정 보다 3 시간 여 늦게 도착했다.

갈림길을 지나치고도 나오겠지 하며 마냥 갔기 때문 이였는데 ...

마틴 박 도사왈... "제가 요즘은 신기가 떨어져서 그럽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분위기를 바꾸신다.

기대와 설래임 그리고 두려움이 몰려드는 가운데 호수를 건너며 속세와 결별을 했다.

 

Florence Lake는 이승과 저승의 중간지대 , 골프로 말하자면 스윙과 샷 사이에 놓인 공이라고 할까 ?

멋진 백인 여선장의 20 여분의 항해 아니 항호수에

회장님의 격려사 , 총무님의 당부와 주의 사항 전달속에 점심 요기후 행군을 시작 한다.

작년 이곳에서 모기떼에게 당한 혹독한 신고식을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좀 봐주는 듯했다.

 

남북 분기점에서 남북팀 서로 살아서 만나자며 작별한다.

 

첫날의 야영지, 합수지점을 향하여 무거운 백팩의 무게를 만끽하며 긴장감속에 도착,

텐트치고 누릉지 시금치 된장국으로 저녁 요기후 콸콸콸콸 흐르는 급류의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대한민국 예비역 장군과 병장간의 Room mate 로 첫날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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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날이다.

      원래가 새벽형 인간 인지라 새벽 3시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입안이 바짝 말라있어 물을 마시고 텐트 밖으로 나가 어둠 속에서 별을 보며 큰일을 치룬다.

      사람에게는 채움과 비움의 쾌감이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비움의 쾌감도

      채움의 쾌감 못지않은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혹자는 이 볼일을 재판에 비유 하기도 한다.

       1심에서 해결 못보고 다시 2심에 오라는 판결을 받기도 하고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고 후련하게 나올수도 있단다. 

 

       속세를 떠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 왔건만 시간에 쫒기고 바쁘기는 여기서도 마찬가지이다.

       부지런히 아침해서 먹고 치우고 낮에 먹을 행동식 미수가로 식수 챙기고

       텐트 걷고 배낭에 짐 꾸리고 나면 6시반, 장군님의 하루 일정 브리핑 후 일과가 시작 된다.

        " 상쾌한 아침이다 걸어서 가자 너도 걷고 나도 걷고 걸어서 가자 걸으면 건강하다 " 어쩌고 하며

       불렀던 옛날 노래가 생각 난다.

 

       정말로 아침 하이킹은 발걸음도 가볍고 상쾌해서 좋다.

      모두들 상념에 잠겨 무언의 행군

      다윈 봉우리의 쌓인 눈이 녹아 흘러 형성된 Evolution Lake 의 끝자락에서 오늘은 야영이다.

  

          어제는 8천 피트에서 불도 피우고 포근하게 잤는데 오늘은 만 피트가 넘는 설산이 둘러쌓인

       고지대에 땅이 음습하고 추워서 덜덜 떨며 둘째날을 마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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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이다.

Muir Pass 를 향하여 트레일이 끊기고 길을 찾아야하고 Creek 의 차가운 급류를 건너고 하면서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심지어 살아서 돌아 갈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을 정도였다.

 

하루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공존을 체험 한다.

아침에는 얼어 붇은 눈쌓인 길의 겨울 10 시 넘어서는 따스한 봄바람의 야생화 만발한 들녘

점심먹고난 오후에는 이글 이글 타오르는 태양으 여름

석양이 가까와 오면 스산한 가을 바람이 정체 불명의 그리움에 젖게 한다.

 

드디어 Muir Pass 에 올라 돌로 만든 몽고의 겔 모양으로 지은 쉘터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곳을 직접 와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내려가는 길이 눈과 물 때문에 너무나 험난 했지만

시간이 지나가며 자연스럽게 행군의 대형이 이루어 진다.

김 재권 리더, 김성진 Assist 리더, 장군님의 Pace Maker , 이정호 총무의 종횡무진 전천후 Play.

맨 후미의 나로 대형을 이루며 지금 우리 잘하고 있다고 자화자찬 하며 행군을 계속하여

Mather Pass 못 미처서 야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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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째날 
어제는 눈길 행군중에 미끄러워 넘어 지면서 트레킹 폴이 부러져서 못 쓰게 됐다

양 팔로 중심을 잡아아 하는데 한팔로 하려니졸지에 핸디캡이 된 기분이다 
폴 하나로 남은 여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하나에 무리한 무게가 실려 그것 마져 못쓰게 될지 염려가 된다

폴을 최대한 아끼며 조심스럽게 산행 
멀리서 아스라히 보이는 Mather Pass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가냐고 장군님에게 물으니

지금 여기서는 모르고  트레일을 따라서 가 봐야 나 안단다 .
온통 눈세상의 겨울을 지나 야생화 만발한 봄을 지나면 정상을 넘어서 점심 공양하며 습기찬  텐트와 슬리핑 백을 말립니다

냇가에서 씻으며 Refresh 오후의 여름을 지나면 석양의 가을 또 하루가 저뭅니다


다섯째날


8박9일의 후반전 시작이다 걷는 데도 이력이난다

저멀리 ;발아래 메도우 지역에서 한가족 인 듯한 사슴 다섯 마리가  평화롭게  아침 식사를 즐기고있다

시간에 쫒기는 우리보다 유유자적이다
오늘도 아침에는 오르고 오후에는 내려갔다  다시 오르는 패턴의 반복
장군님은 무슨일이 닥칠지 모르니 될수 있는한 많이 가두자고 말씀하신다
오늘 넘은 패스는 Pinch  hot pass.


여섯째 날
남쪽 코스에서는 경치가 제일 아름답다는 Lai Lake 
울퉁불퉁 뾰죽뾰죽 삐죽삐죽 병풍처럼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인 곳에 자리힌 호수,

 떠나기 전부터 들어온 아름다운 이곳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싶다던 곳이였다  
김재권 리더님 소원 푸셨읍니까 ? 아름다움을 맛보려먼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하시더니..  
이곳 모기들은 대단해서 저녘에 오버 타임 야근 새벽에 조기 출근으로 괴롭힘을 당한것은 우리의 지불할 댓가 이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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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째날.

아침에 Forester Pass 를 넘는다.

여전히 아침에는 얼어 붇은 눈길 산행 한발짝 한발짝이 조심 스럽다.

눈덮인 겨울산을 오르며 불현듯 한국 동란중 일사 후퇴대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저지하기 위해

눈 참호 속에서 싸우다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들을 생각 했다.

 

" 그대들의 피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음을 자랑스러워 하십시요 "

 

오전의 약간의 무리와 오후 뒤늦은 출발을 따라 잡기위해 Over Pace 를 했는지

몸살기가 나고 나도 모르게 앓는 소리가 입에서 나온다.

오후의 오르막 길이 무척이나 힘에 부친다,

50분 걷고 10 분 휴식하는데..

50분이 왜그리 길고 10 분은 왜그리 짦던지..

뒤도 안돌아 보고 앞만 보고 가는이들이 야속 합디다.

 

멀리서 구름이 몰려 오는것이 심상치가 않다, 제발 비는 오지 말아야 할텐대...

리더들의 합의로 산의 눈이 녹았으니 아침에 얼어 있을때 넘자고 해서  곧바로 야영,

몸살이난 내게는 희소식이였다.

흙이 없는 돌작밭 위에서 야영 준비를 하고 저녁후 타이레놀 복용후 바로 취침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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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째날,

타이레놀의 효과인지 몸이 가벼워졌다.

그러나 점심 식사후 우려하던 소낙비에 이어

우박도 내리고 우르릉 꽝꽝 번개와 천둥이 치기 시작한다.

고지대에서 느끼는 천둥번개는 저지대에서 느끼던 것과는 체감 느낌이 사뭇 다르다.

진짜 재수 없으면 죽을수도 있음을 절감한다.

우리보다 앞선 백인 산행팀은 백팩을 멀찍이 두고 큰 바위 밑에 쪼그리고 대피 하던데

우리는 그 위험 천만한 고산의 개활지를 용감하게 지나 왔으니 대단한 한국인의 의지다.

빗속에 벼락을 맞고 불타고 있는 나무를 멀리서 보았다.

경이로운 장면이였다

혹시, 저 나무가 우리대신 , 나 대신 희생 제물이 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김원택 대원의 발이 젖어 질척 거리고 차가운 비에 노출이 심해 한때 저 체온증세로 혼이 났고

유용식 선배님도 힘들어 하시며 먼길에 있는 레인저 스테이션에서 잠시 쉰 다음에 오신다 하신다.

레인저는 3 일동안 매일 오전 10 시나 11 시 사이에 Storm 이 몰려 오니 이곳을 빠져 나갈려면

오늘 밤에 빠져 나가라 조언해서

모두 8 박 9일의 Last Supper  최후의 만찬후 비장한 각오로 헤드랜턴을 켜고

야간 산행에 돌입 한다.

키타 레익지나서 10 시 반경에 너무 피곤하고 위험하니 4시 기상 4시 반에 출발하기로 하고 

야영 자리를 잡고 누우니  밤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양 별이 총총 이다.

오페라 토스카에 나오던가, 유명한 아리아 " 별은 빛나건만 " 이 생각 난다.

 

힘들었던 것도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변하겠지만

정말로 녹녹치 않은 산행이였다.

꿈속에서 다녀 온듯.. 벌써 아련히  그리움이 피어난다.

 

고락을 같이 했던 대원 모두에게,

특히 대장과  종횡무진 애쓴 총무님

그리고  Room Mate  장군님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장하고 아름다운 산악인들의 표본들 이십니다.   정상 등정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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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th 팀의 김 재권  , 김성진  리더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홉째날

네 시간 정도의 짧은 잠이었지만 충전된 몸은 훨씬 가벼워졌다

네시 기상 네시 반 행군 시작 가파른 스위치 백의 연속

헤드랜턴의 불빛 아래 11명의 대원의 침묵의 행군

동이 터오며 기타레잌과 호수에 반영된 산 봉우리의 비침이

눈에 들어온다

8시경 마침내 Pass 등정  Mt 휘트니는 여기서 1.9마일

스톰이 온다는 일기 예보가 없었다면 모두 등정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위험을 무릅쓰고 이정호 백환희 백종화 정예 3명이 등정을 마쳤다

위험을 무릅쓴 등정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Pass에서 장군님이

그동안 우리가 지나온 여정을 손으로 가리키신다

지나고 나니 아무것도 아니네

험준한 오르막 길, 얼어 붙은 눈길, 두려움을 몰고 오는

급류의 물소리 소나기와 우박 천둥 번개등

우리 앞에 있던 장애물들도 지나고 나니 정말 별것이 아니네요.

인생을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장애물들도 이 다음에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것을 그때는 왜 그렇게 힘들어 했을까, 하게 될까요?

 

8시15분 쯤에 하산 시작 끝없는 내리막 길 마침내 오후2시 8박9일의 대장정을 마치고 환속한 여러분들의 환속을 축하 드립니다

 

JMT 남쪽을 가다 보면 멕시코에서 부터 캐나다 밴쿠버까지

PCT를 하는 이들을 만난다

5월에 시작 9월에 끝나는 진짜 대장정이다

미친사람들이다

혼자 아니면 두명이서 하는 그 여행을 왜들 할까?

그것이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

 

신영복 교수의 글을 떠올립니다

 

"여행은 떠남과 만남

떠난다는 것은 자기의 城밖으로 걸어 나오는 것이며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대상을 대면하는 것이라 할수있다

우리의 삶 자체가 떠남과 만남

자기자신에 대한 끊임 없는 재발견

여행은 자기의 정직한 모습으로 돌아 오는 것이며

우리의 아픈 상처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나 자신으로 돌아옴이며 타인에 대한 겸손한 이해입니다

정직한 귀향 겸손한 이해가 없는한

서로 다른 세계가 평화롭고 평등하게 만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는 없을겁니다 "

 

김재권 김성진 백종화 백환희 알리샤박 김철웅 박정순 김원택 유용식 마틴박 이명재 이정호 12명의 대원 모두에게 마음 속 깊은 곳으로 부터 나오는 감사를 드립니다

그것은

놀라우신 하나님의 은혜 It was an amazing Grace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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