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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27일 미주 한국일보 게재원고 원문

Sugarloaf Mountain ( 9952’ )

오늘 안내하는 이 Sugarloaf산은 특히 남가주의 최고봉인 Mt. San Gorgonio(11503’)의 정상에 올라 섰을때나 아니면 오르는 과정에서 이따금씩 볼 수 있는데, 이를 바라볼 때마다 2가지 상념이 떠오르게 됐었다.  첫째는 남쪽에서 보는 산의 모양이 전반적으로는 아주 크고도 높지만 그 능선이 아주 부드럽고 봉긋하여 아늑하고 정겹게 느껴지는 점이었다. 두번째는 이 산의 서남쪽면의 중간 기슭에 아주 선명하게 나타나 있는 아주 독특한 문양이, 1~2마일 이상되는 먼거리에서 보면, 마치 고구려고분 무용총에 그려져 있다는 도약하는 한마리 사슴이나 아니면 역시 고구려고분에 그려져 있는 비상하는 한마리 청룡의 형상으로 보여져 신비감을 느끼게 됐었다는 점이다.

어떠한 연유인지는 몰라도 초목이 거의 자라지 않아 산기슭의 맨흙이 밝게 노정되어 있는 부분이 그렇듯 신비한 형상으로 드러나는 것이겠는데, 결국 이를 볼 때마다 가능한한 빨리 저곳을 답산해야겠다는 강렬한 욕구가 솟아나곤 했었다. 이런 느낌을 일러 산이 나를 부른다고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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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남가주의 3대강, Los Angeles River, San Gabriel River, Santa Ana River 중에서 가장 큰 강

이 되어지는 Santa Ana River의 상류의 흐름이 San Gorgonio Wilderness Big Bear지역을 남북으

로 길게 갈라놓고 있는 형국인데, Sugarloaf Mountain은 북쪽의 Big Bear지역에서는 가장 크고

도 가장 높은 산이 되는데, 이 산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Mountain Mahogany Western Juniper

등의 수목들이 특히 무성하고 장대하여 가히 진귀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명산이라고 하

겠다.

 

Sugarloaf라는 이 산의 이름은 아마도 남쪽에서 보는 이 산의 모습이 마치 오래전에 이곳 미국의

식료품점에서 설탕가루를 둥그스럼하게 수북히 쌓아놓고 팔던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

름이겠다. Serrano 원주민들은 이 산을 아탄팟(Ata’npa’t)” 이라고 부르며 신성불가침의 땅으로 여

겼었다고 하니, 이 두 문명이 각기 자연을 보는 관점면에서 아주 극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알겠다.

 

이 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동서남북의 각 방향에 걸쳐 각기 1개씩이 있어 모두 4개가 된다고 할

수 있겠으나, 오늘은 오르는 코스가 왕복 7마일로 가장 짧고 순등반고도도 1500’로 크지 않으며

위태로운 구간이나 급경사 구간이 전혀 없이 시종 평탄하게 평화롭게 이어지고 있는 동쪽루트의

산행을 안내한다.

왕복산행에 대략 5시간이 소요된다.  단 등산로 입구에 이르기 위해서 통과하게 되는 6마일쯤 되

는 거리의 비포장도로(2N93)에 다소 큰 돌들이 돌출되어 있는 구간들이 있으므로, 4x4 차량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Ground Clearance가 다소 높은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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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길   >

 

10 Freeway( I-10)을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San Bernardino를 지나고 난 뒤에 Orange Street

구로 나온다. 그대로 1블럭을 직진한 후 좌회전을 하여 북쪽으로 0.5마일을 가면 Lugonia Avenue

가 된다. 여기서 동쪽으로 우회전하면 이 길이 즉 SR-38이 된다. 여기서 주행거리계를 0로 해놓

고 이 SR-38을 따라 약 33마일을 가면, 오른쪽으로 Heart Bar Campground쪽으로 들어가는 길

(1N02)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그냥 직진하여 2.2마일을 더 간다. 왼쪽으로 비포장도로

(2N93)가 갈라져 나가는데, 우리는 이 길을 따라가야 한다. 6.0마일을 이 비포장도로로 들어가

면 오른쪽으로 Wildhorse Meadow라고 부르는 숲속의 개활지가 나온다. 왼쪽으로는 가시철선

울타리가 있으면서 차량통제게이트가 있는 비포장도로가 약간 왼쪽 앞으로 갈라진다. 이 부근에

서 길 오른쪽의 적당한 공터(8700’)에 주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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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코스   >

 

차량통제게이트를 넘지 않는 지점의 왼쪽(서쪽)울타리 중간에 사람이 쉽게 지나갈 수 있도록 목재

로 문처럼 틀을 만들어 놓은 출입구가 있다. 이곳을 넘어 완만한 경사의 기슭으로 들어서면 아주

거대하게 잘 자란 두 그루의 Mountain Mahogany가 등산로 입구의  양쪽 문기둥인양 가지런히

서있는 것이 눈에 띈다. 필자가 여기저기 나름대로 남가주의 산들을 다니면서 잎이 작고 예쁘면

서 길쭉한 깃털이 달려있어 햇볕을 받으면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Mountain Mahogany의 군락지

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이 산에서 처럼 장대한 거목으로 잘 자라나 있는 광경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하였다.

 

이 구간을 지나면서 잘 살펴보면 등산로임을 알리기 위해 2~3개의 자잔한 돌로 탑을 쌓아놓은

Ducks들이 이따금씩 놓여져 있음을 알게 된다. Ducks들을 따라가면 차질없이 쉽게 등산을 시

작할 수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노간주나무(Western Juniper)이다. 측백나

무과에 속하는 나무인데, 바로 이곳이 우리 가주에서는 최고로 큰 Juniper들이 자라나있는 숲이라

고 한다. 키에 비해서 나무의 굵기가 대단하여 경이롭다. 암수가 따로 구분되는 나무인데, 어떤

경우에는 스스로 성이 바뀌기도 하고 암수가 한 그루에 같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적응력을 가진 고등생물이 아닐까 싶다.

 

이에 반하여 키가 우뚝하게 큰 소나무들은 주로 Ponderosa Pine인데, 아주 비슷한 수형의 Jeffrey

Pine에 비하여 솔방울의 크기가 작고 솔방울 끝의 가시부분이 밖을 향하고 있는 것 등으로 구분

할 수 있다.

 

1마일을 지나면 지금까지 지나온  봉우리가 끝나며 아래로 내려가면서 Saddle이 되는데, 이정

표가 있는 4거리(8994’)이기도 하다. 왼쪽() Wildhorse Trail로 올라오는 길이고, 오른쪽()

Green Canyon에서 올라오는 길 임을 알려준다. 우리는 물론 직진한다. 아름다운 Juniper

Ponderosa Pine 등에 흠뻑 취하여 걷다보면 이내 왼쪽편에 겹겹으로 갈라져 쌓인 검은 바위덩

이 위에, 아마도 수백년을 온통 바위덩이 위에서 생존해왔을 Juniper 한 그루가 완연한 거목이 되

어 의연하게 서있는 곳에 이르게 된다. 정상까지 약 1마일이 남은 지점인데, 왼쪽으로 저만큼 희

고도 청아한 도골선풍의 풍모를 지닌 Mt. San Gorgonio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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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길가에 또는 산기슭 여기저기에 노랗고 뽀얗게 피어있는 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Yellow

Rabbitbrush일 것이다. 산토끼들이 추운 겨울을 잘 지낼 수 있도록 먹이가 되어주는 식물이라서

이 이름이 붙은 듯 한데, 수많은 작은 동물이나 조류의 먹이도 되어주고 보금자리도 되어 주며,

원주민들은 이를 감기나 기침 또는 피부병의 치료제로, 또 오렌지색이나 노랑색을 내는 염료로도

사용했던, 아주 여러가지로 유용한 식물이라고 한다.

 

여기서 분명하게 잘 드러나는 등산로를 따라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 1개를 더 넘어가면 윗부분이

나무가 별로없이 맨 흙으로 되어있는 봉우리에 이르게 되는데, 정상은 여기서 다시 다음 봉우리

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

 

마침내 아름답게 잘 자란 Lodgepole Pine Limber Pine들이 우거진 고원의 비옥한 송림에 깊게

감추어져있는 조용하고도 아늑한 Sugarloaf Mountain의 정상(9952’)에 이르게 된다.

 

송림의 평평한 빈 땅에 돌무더기가 있고 정상임을 알리는 팻말이 그 안에 서 있다.  20m쯤 뒤에

있는 큰 고사목에는 “Sugarloaf Mountain 9952’”라고 새겨진 목판이 부착되어 있다.

 

10000’에 육박하는 고산으로, 한라산 정상보다도 무려 1085m나 더 높은 산의 정상이지만 아름다

운 송림이 울울창창하여 싱그럽기 그지없다. 서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Big Bear 호수의 푸른물이

눈에 담기고, 남쪽으로는 Gorgonio Wilderness를 이루는 고봉들의 하늘세상이 거대한 신기루인양

피안으로 다가온다. 여기가 어디일까. 하늘은 맑고 바람도 맑다. 소나무숲이 푸르고 호수도 푸르

.

 

재미한인산악회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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