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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0일 미주 한국일보 게재원고 원문

Dobbs Peak ( 10459’ )

오늘 안내하려는 Dobbs Peak은 우리가 통상 Big Bear지역이라고 부르는 San Bernardino산맥의 San  Gorgonio Wilderness 내에 위치한 높고도 큰 산인데, 우리 한인 산악인들이 자주 찾는 곳은 아닌 듯 하다.

그러나 이 산은 우리들이 Mt. San Gorgonio(10503’)를 오를 때 주로 이용하는 Vivian Creek Trailhead에서 등산을 시작하면, 비록 4400’를 올라가야 하므로 많이 가파르긴 하지만, 그래도 편도 4마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거리로 그 정상에 오를 수 있어, 등산이 익숙한 산꾼인 경우에는 또 하나의 10000’가 넘는 고산을 오르는 경험을 굵고도 짧게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또 이 산이 위치한 곳이 Vivian Creek Trail, San Bernardino Ridge Divide Trail, Falls Creek Trail 등 이 일대에서 통상적인 등산로들이 지나가는 루트에서 꽤 많이 비껴 있는 곳이고, 또 이 산의 줄기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 산을 등정함으로써 인근의 산세나 계곡물의 흐름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되는 효과가 또한 크다고 하겠다.

여기서 우선 이 산으로 떨어지는 비나 눈에 의한 물의 흐름을 일별하면, 남쪽 기슭으로 떨어지는 물은 대체로 Vivian Creek이 되어 흐르며, 동쪽면으로 떨어지는 물은 High Creek이 되어지고, 북쪽과 서쪽으로 내리는 물은, 우리가 Momyer Trailhead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Dobbs Cabin까지 갈 떄, Alger Creek을 지나서 두번째로 만나게 되는 물길인 Falls Creek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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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 이름의 주인공 John W. Dobbs는 우리 한인들이 가끔 찾아가는 Dobbs Cabin 자리에, 사람이 직접 다듬은 통나무로 집을 짓고 살았던 산사나이였는데, 1904년에 식물학자 George B. Grant Walter Wheeler 두 사람의 가이드가 되어 Mt. San Gorgonio에 올랐다가 하산하는 길에 벼락을 맞아 불구가 되는 불운을 겪게 됐었다고 한다. 동행했던 Walter Wheeler는 연이어 내리친 벼락을 맞아 현장에서 참혹한 모습으로 즉사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도 이 산에서 벼락의 공포에 휩싸였던 경험이 2번 있는데, 고산일수록 일찍 등산을 시작하여 늦어도 정오 전에 정상에 올랐다가 서둘러 내려와야 한다는 등반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하겠다.

이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보통 South Fork Trailhead에서 시작하여 Dollar Lake Saddle을 경유하거나, 또는 Vivian Creek Trailhead에서 출발하여 Vivian Creek Camp에서 Creek을 서쪽으로 건너 West Ridge 를 타는 방법이 있는데, 전자는 왕복 19마일이 되므로 오늘 우리는 거리가 짧은 후자의 루트를 따르기로 한다.

왕복 8마일의 거리지만 순등반고도가 4400’가 되어 그래도 약 8 시간이 걸리는 꽤 힘든 산행이다.

참고로, 일단 Dobbs Peak(10459’)에 오른 후에 동쪽으로 약 0.4마일의 거리에 있는 East Dobbs Peak(10520’)에 오르고 그곳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을 타고 High Creek쪽으로 내려가서 Vivian Creek Trail에 합류하여 이를 따라 Trailhead로 돌아오는 방법이 있다. 또 이와는 정반대방향으로 산행을 할 수도 있다. 아무튼 이 경우에는 왕복산행거리가 12마일이 되어진다.

 

<   가는 길   >

Fwy 10 을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San Bernardino 를 지나서 SR-38 의 출구인 Orange Street 으로 나온다. 출구로 나와서 직진으로 1블럭을 더 지나면 Orange Street 이 된다. LA 한인타운에서 약 69마일이 되는 지점이다.

여기서 좌회전 하여 0.5마일을 가면 Lugonia Ave 가 나오는데 SR-38 을 겸한 길이다. 우회전하여 8 마일을 가면 오른쪽 길변에 Millcreek Ranger Station 이 보인다. 여기서 계속 SR-38 을 따라 직진으로 5마일을 더 가면 Valley of the Falls Road 가 오른쪽으로 나 있다.

이 길을 따라 4.25마일을 가면 왼쪽으로 Big Falls Parking 이 나온다. LA 한인타운에서 약 88마일의 거리가 되는 지점이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주차증을 차안에 잘 걸어둔다.

 

<   등산 코스   >

주차장(6080’)의 동쪽 끝에 Vivian Creek Trail의 시작점임을 알리는 간판이 있다. 이를 지나 동쪽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0.5마일쯤을 가면 왼쪽에 있는 Mills Creek의 하상으로 내려가도록 길을 안내해주는 표지판이 있다. 70m 내외의 폭이 되는 이 하상을 건너면 등산로는 이제 서북쪽으로 굽어지며 가파른 오르막이 된다.

등산시작점에서 대략 1.5마일이 되는 지점에 이르면 길의 진행방향이 북동쪽으로 굽어지며, 왼쪽에는 Vivian Creek, 오른쪽에는 Campground가 있는 곳에 이르게 된다. 이 부근의 큰 고목이 쓰러져 있는 곳에서 Creek을 건넌다. 해발고도가 대략 7200’ 가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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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기서부터는 이렇다 할 분명한 등산로가 없는 상태가 되는데, 바닥에 깔린 고사목과 잡목 숲을 비껴가며, 동쪽으로 뻗어가는 능선의 위에 닿게 될 때까지 가파른 기슭을  올라간다. 일단 능선에 올라선 다음부터는 대체로 동쪽으로 나아가는 능선의 고점을 따라 오르면 된다. 다행히 중간 중간에 올바른 등산로임을 알려주는 작은 돌탑( Ducks )들이 있어 차질없이 길을 찾아 오르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고도가 차츰 올라가면서 처음에는 Oak Tree가 중심이 된 숲이 Manzanita Fir로 바뀌어 가고, 다시 Lodgepole이나 Limber Pine의 아름다운 숲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좌측으로는 간간이 San Bernardino Ridge의 높고도 단아한 자태가 보여지고, 오른쪽으로는 Yucaipa Ridge의 조금 낮지만 섬세한 자락이 Mill Creek의 하얀 줄기와 함께 눈에 들어오곤 한다.

줄기가 이어지고 있는 동쪽 또는 동동북 방향으로 가장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주봉인 Dobbs Peak이다.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이 능선의 오른쪽 기슭으로 떨어지는 비나 눈이 모아지는 물의 흐름이 Vivian Creek이다. Dobbs Peak 정상의 동쪽에 있는 East Dobbs Peak과 그 남쪽 기슭으로 떨어지는 물의 흐름은 High Creek이 된다.

정상에 오르기 까지는 약 2마일 남짓되는 거리에 3300’를 올라야 하는 급한 오름길이 계속되어지므로 상당히 힘이 든다. 그러나 가끔씩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다 보면, 좌우의 아름다운 전망으로 하여 이내 새로운 활력이 솟아난다.

마침내 계속되던 급경사의 구간이 다하고, 키작은 소나무와 바위들이 여기 저기 섞여 조화를 이루고 있는 평지에 올라서게 된다. 해발고도 10459’에 이르는 Dobbs Peak의 정상에 오른 것이다. 정상이 넓은 평지이고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정상에서 아래쪽을 바라보는 전망은 거의 없다. 그 대신 이곳 정상의 주위에 포진하고 있는, 우리 남가주의 지붕을 이루고 있는, 여러 높은 산봉우리들을 가까이에서 잘 볼 수 있어 경이롭다.

San Bernardino Peak(10649’), East San Bernardino Peak(10691’), Anderson Peak(10840’), Shields Peak(10680’)으로 펼쳐져 있는 San Bernardino Ridge Jepson Peak(11205’), Dragons Head(10866’) 등의 봉우리들이 속진을 떨어낸 희고 깨끗한 자태로 빛나고 있다. 정상에 오른 소감을 글로 남기라는 정상등록부가 바위틈에 놓여있다.

여기서 동쪽으로 거의 평지로 이어지고 있는 아름다운 줄기를 따라 0.4마일쯤을 더가면 East Dobbs Peak(10520’)에 닿게 된다. 여기에도 역시 정상등록부가 비치되어 있다. 시간이 바쁘지 않으면 이곳에도 들러보는 즐거움과 한가로움을 누려보길 권하고 싶다.

11000’ 내외의 주변 봉우리들을 바라보면서, 10500’를 넘나드는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고원을 걷다보면, 이곳이 바로 속계를 벗어난 명실상부한 별유천지이고 천상세계라고 할 수 있겠다는 감동이 자연스레 우러난다.

 

재미한인산악회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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