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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앨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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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퍼시피코를 가기 위해 카풀장소인 라카나다 sprouts10명이 모였다.

 

반가운 두 얼굴이 보였다.

한국에서 온 케이트 민 회원과 유재일 회원 얼굴이 주인공.

 

차를 나눠 타고 산행 들머리 밀크릭으로 출발했는데, 그쪽 길은 폭설로 막혔다.

이 동네 산은 손금 보듯 잘 알고 있는 상황이라 즉시 산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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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비캐년으로 해서 새들까지 오른 후 상황을 보아 딸기봉이나 조세핀 봉으로.

 

콜비캐년 트레일 입구에서 두 주 만에 무릎기도를 드렸다.

우리산악회 특허품 무릎기도는, 등산 전 스트레칭을 말한다.

 

헛 둘, 헛 둘, 헛체조가 끝난 후 무릎아 오늘도 나를 잘 부탁한다!”라며 주물러 주어야 한다.

처음엔 장난처럼 하다가, 이젠 진짜 간절하게 주문을 외운다. 

 

왜? 구구절절 옳은 말이니까.

그런 주문을 인도하는 유회장이 병원 가느라 두 주를 쉬었다.

 

그래서 두 주 기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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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비캐년으로 산행을 바꾼 건, 정말 멋진 결정이었다.

장난처럼 주문을 외우지만 나름 간절한 무릎기도가 통했는가 보다.

 

자주 온 등산로 임에도 콜비캐년은 전혀 새로운 얼굴로 우리는 맞는다.

옷장 벗어 놓은 바지에서 백 달러 짜리 공돈을 발견한 기분.

 

누가 이 메마른 콜비캐년에 물난리가 났다고 하면 믿겠는가.

물철철 계곡은 물론, 처음 보는 폭포들이 척척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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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만 낮선 산.

낮이 설지만 어디선가 많이 보았다는 기시감.

 

아아, 그랬다. 지금 이 계곡은 영판 한국의 산을 닮았다.

봄을 맞아 온통 푸르른 것도, 계곡에 맑은 계류가 콸콸 쏟아지는 풍경도.

 

계곡을 건너는 회원들 묘기 대행진에 웃음이 나온다.

 

조세핀 새들에 올라섰다.

눈이 생각보다 많다.

 

스트로베리 메도우를 가려면 소위 사색의 길이라는 편평한 능선을 돌아야한다.

그쪽은 응달이므로 깊은 눈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정말 사색이, 사색이 될지도 모른다.

 

하여 유회장은 조세핀 봉으로 최종 목적지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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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에서 조세핀 소방도로를 만나는 삼거리까지는 불과 0.5마일 정도.

누군가 선등을 하며 눈밭에 길을 내는, 럿셀 자국이 보인다.

 

그 발자국을 따라 밟는 것이 설산 산행 요령.

초등학교 앞으로 나란히처럼, 일렬로 행진을 시작한다.

 

생각보다 눈이 깊고 가끔 발이 푹푹 빠져 진행이 느리다.

그러나 넓은 조세핀 소방도로를 만나면 눈이 없을 것이다.

 

지금이 3월하고도 중순인데 눈이 있었더라도 녹았어야 한다.

그 말이 맞다는 듯 햇살이 따갑다.

 

그런데... 항상 상상은 현실과 다르다.

생각이 맞았다는 건 소방도로의 넓이 뿐, 그 넓은 도로에 눈이 도배를 했다.

 

그러나 이 눈길에도 고마운 럿셀 자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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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앞으로 나란히 초등학생이 되어 칙칙폭폭 행진을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지만 주변 풍경은 휘파람을 나오게 만든다.

 

눈 앞 스트로베리 봉이 진짜 딸기봉이 되었다.

하얀 눈을 쓰고 있는 게, 꼭 흰 설탕을 흠뻑 뿌린 진짜 딸기를 닮았다.

 

비록 표고는 낮지만 산 가브리엘 산맥에서 눈에 띄게 우뚝 솟은 조세핀 봉,

맑은 날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산 가브리엘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명당 터.

멀리 베든 파월봉과 발디봉이 히말라야 흉내를 내고 있다.

 

소방도로가 이렇게 길었던가?

 

칙칙폭폭 일렬행진에 길이 더 길게 느껴지는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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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산행, 아무데나 찍어도 작품이 되었던 루켄스 봉이 눈앞에 서있다.

꼭대기에 라디오 타워가 있는 루켄스 봉이 설선을 경계로 뚜렷하게 나뉜다.

 

위쪽은 하얀 나라, 아랫 쪽은 파란 봄이 점령한 풍경.

헬리콥터 착륙장 빈 공간에서 드디어 소방 도로가 끝난다.

고마웠던 럿셀 발자국은 이 지점에서 끝났다.

 

정상의 눈에 익은 태양광 발전 건물이 반갑다.

조세핀 봉은 우리 산악회가 전세를 냈다.

 

정상 순백의 눈밭에는 아무 발자국이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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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했던 마이크로 스파이크가 필요하지 않았던 설 산행.

하산은 소방도로를 따라 마쳤는데 고도를 내리자 눈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행복했던 날.

라운드피자에서 강희남 회원께서 목도 즐겁게 해 주셨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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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우리 산악회 회원들 내장을 관리하려는 고마운 생각이었을 것이다.

케이트 민 회원이 한국에서 공수한 회충약... 구충제를 모두에게 선물했다.

 

이게 아무래도 럿셀처럼, 앞 서 누가 써 먹은 스킬 같다.

덕분에 한바탕 웃었다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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