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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앨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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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시월의 마지막 날 팀버 산행엔 8분이 참여하셨습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듯, 계곡물은 여전히 산 아래로 흐르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듯 지줄 대며 흐르는 뜻 모를 물의 속삭임.

우리가 물의 속삭임을 모르는데, 물이 우리의 수다를 알까요?

 

물은 산이 싫어 떠나는데 우리는 산이 좋아 오르고 있습니다.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물은 하산하고, 우리는 입산하며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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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환장하게 푸르른 가을 하늘과, 어느 사이 가을 색으로 바뀐 쓸쓸한 산.

노란 단풍이 제철을 만났습니다.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고 갈 때를 알고, 저 스스로 제 몸 사르는 단풍.

등산로를 밝힌 노란 단풍은 무수히 켜진 노란 촛불이었습니다.

가을이 주는 쓸쓸한 산의 표정이 진면목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압니다.

 

바닥에 카핏처럼 깔린 단풍 주단을 밟고, 노란 촛불 덕에 환해지는 오름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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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막고 싶어도 막을 수 없어, 기어이 시월도 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

오래 오래 산을 오르고 싶고, 산을 닮고 싶다는 꿈을 꾸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걸 우리는 잘 압니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도 계절은 그렇게 오고가는 윤회를 했습니다.

단풍처럼 우리도 훌쩍 떠난다고 해도 계절은 돌아 올 것입니다.

 

단풍이 낙엽 되어 생을 마치며, 내년 봄 새순으로 거듭날 거라는 꿈을 꿀까요?

이룰 수 없는 꿈이라 슬픈 게 아닙니다.

태어나고 죽는 생몰의 비밀을 본 거 같아 눈물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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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정상엔 8분 모두 올랐습니다.

건너편 발디와 반대쪽으로 빅혼과 쿠카몽가 봉이 우뚝합니다.

 

가을 산 쓸쓸했던 표정은 진실이었지만, 곧 하얀 눈 속에 묻힐 겁니다.

무릇 변하지 않는 자연은 없습니다.

인간도 자연이라면 진실은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되겠지요.

 

그러므로 잘 산다 못 산다, 구구한 구별과 변명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가을 깊어 겨울이 지척이라면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요?

오고 가는 계절에 과연 변명이, 말이 필요할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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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나를 울려요...

 

이제 잘 간수했던 크램폰을 꺼낼 때입니다.

노란 단풍이 감동이었던 시월의 마지막 산행은 설산행으로 이어집니다.

 

하얀 산을 오르겠다는 생각만으로, 그 꿈만으로도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우리가 건강해야 할 절대적인 이유지요.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프지만, 해 낼 수 있는 꿈을 꾸기에 겨울이 기다려집니다.

소박한 등산의 꿈을 이룰 수 없다면 정말 우리를 울리겠으나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시월의 마지막 날, 모두 정상에 올랐듯 건강한 당신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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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카풀을 제공한 시몬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발디 레스토랑에서 크게 한 턱 쏘신 유용식 선배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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