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9명이 산행에 나섰습니다.
라운드 피자에서 카풀을 하고 아이스하우스 캐년을 가는 여정에 눈이 크게 떠집니다.
길가에 핀 유카 꽃 들이, 키를 넘긴 꽃대마다 주렁주렁 만개한 꽃을 달고 도열해 있네요.
푸른 산속에도 유윳빛 유카 꽃들이 지천이었고 활짝 핀 모양이 초록색 배경에 도드라집니다.
멋진 유월의 꽃 환영 퍼레이드네요.
우리 얼골이 모다 다르듯 촛불 잔치를 보는 견해도 달랐습니다.
1. 오지마라~! 인간이 산에 와서 환경이나 오염시키지 무슨 도움이 되노?
올 겨울도 그렇지 조난을 당해 헬리콥터가 뜨고 구조대가 난리고
곰들 동면도 못하게 하고...
그리하여 인간들 오지 말라고, 한국 광화문에서 벌어지는 촛불 시위 흉내를 내고 있다.
2. 웰컴 투 인간. 자연은 스스로 아름답지만 그 자연을 가슴에 담으려는 인간과 어울릴 때 의미가 있는 겨.
그러므로 일제히 캔들 불 밝혀 우리를 환영하고 있는 겨, 라는 주장.
3. 누군가 그 심오한 토론을 한마디로 정리 합니다.
“필 때라 핀 겨.”
스트레칭과 무릎에 대한 기도문을 외우고 산행에 나섰습니다.
공기도 삽상하고, 하늘은 코발트색으로 깊어 짱돌이라도 던져 보고 싶네요.
아이스하우스 캐년은 수없이 다녔지만 이렇게 물이 많은 건 처음이네요.
물살이 세기도 했지만 맑기도 1급수입니다.
아직 산정에 쌓인 눈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렁찬 소리와 함께 쏟아지듯 흐르고 있는 계곡의 물결.
멋진 유월의 물의 환영 퍼레이드네요.
이스캐년 새들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쿠카몽가로 이어지는 트레일 응달 때문에 크렘폰을 챙겼습니다.
우리 산악회 회원 모두가 요, 코스의 위험을 압니다.
그러나 오늘은 쌓인 눈이 별로 없네요.
하지만 고도를 올릴수록 눈이 깊어집니다.
등산로도 눈에 묻혔습니다.
직접 치고 올라 간 발자국이 많이 보이지만 방향이 모두 제 각각입니다.
우리도 우리 마음대로 길을 내며 올랐습니다.
정말 작년부터 지금까지 눈 귀경은 싫도록 하네요.
멀리 올겨울 사연도 많았던 발디가 건너편에 보입니다.
이 정상이 아닌 게비여~ 요 거도 아닌 게비여~
하산 길 새삼 물 잔치에 눈길이 가네요.
예전엔 실처럼 가냘픈 계곡이 폭포가 되고, 없던 계곡이 등산로를 점령했네요.
컬럼바인 샘터 물도 수량이 엄청 늘었어요.
개 한 마리가 등산에 지쳤는지 샘물 흐르는 자락에 배를 깔고 있습니다.
개도 사람도 그렇게 땀을 흘린 6월의 오늘도 축복 받은 하루였습니다.
뒷 풀이는 라운드 피자에서 이순덕 회원님이 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제일 오른쪽 여자아이가 사진을 찍어 줬습니다.이 아이에게도 감사드립니다.